알고보면 재미난 울산
광역시 중 가장 큰 면적, 광역자치단체 중 제주도 다음 적은 인구
미국 LA, 이란 테헤란과 비슷한 위도, 일본과는 100마일 거리
바람이 선선해지는 계절, 가을이다. 나뭇잎이 울긋불긋 물들어 가는 것을 보노라면 집에만 앉아 있을 수만은 없다. 출근길 차안, 붉게 물들어 가는 가로수 잎을 보면서 이번 주말에는 꼭 단풍놀이를 가야겠다고 마음먹지만 뜻대로 되지 않는 것이 사람 일이다. 다음날 활기차게 일하기 위해서라도 막상 일요일이 되면 해가 중천에 뜨도록 달콤한 늦잠의 유혹을 떨쳐버리리 못한다. 굳이 단풍놀이가 아니어도 상관없다. 가을 하늘을 보고 있노라면 어디든 낯선 곳으로의 여행을 한번쯤 꿈꾸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하지만 일상탈출의 꿈을 접게 하는 것이 바로 ‘어디서 무엇을 할까’하는 생각이다. 이러한 일상탈출의 장소로 많은 사람들이 모처럼의 시간을 내 울산을 벗어나고자 한다. 타지방 사람들도 마찬가지여서 울산 인근에 사는 사람들은 울산에 무엇이 있는지 궁금해한다. 한 포털 사이트에는 울산에 가고 싶은데 어디서 무엇을 해야 좋을지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은 울산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쉽게 하지 못한다. 울산에 대해 답변을 해 놓은 글을 요약해 보면 대왕암, 장생포 고래고기, 통도사, 가지산, 봉계한우, 정자바닷가 등 인근 해수욕장이 울산을 대표하는 장소로 소개되어 있다.
이러한 답변을 보노라면 울산에 사는 시민인 나조차 울산에 대해 잘 알고 있지 못하는 것 같다. 울산시청의 도움과 울산시정 백서(2006년 12월 기준)를 바탕으로 울산에 대해 조금이라도 더 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자.
▣ 울산의 이모저모
▶ 역사
크게 궁금한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한번쯤은 울산의 역사에 대해 궁금할 것 같아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삼한시대 진한에 속한 울산은 고려시대 태조 23년에 울산의 기틀이 마련되어, 조선시대 태종 13년에 울산이라는 명칭이 처음 등장했다. 이후 수차례 인근지역의 편입을 거쳤으며, 1997년 울산광역시 출범이후 북구가 신설되었고, 울주구가 울주군으로 복군되어 지금의 4구 1군 체제가 되었다.
▶ 위치
울산은 한반도의 동남쪽에 위치하고 있다. 서쪽으로는 가지산·능동산·신불산 등 해발 1000m가 넘는 이른바 ‘영남 알프스’와 가지산에서 발원한 태화강이 동해와 접하는 울산만 사이에 자리잡고 있다. 동서간 거리는 43.03km, 남북간 거리는 43.18km이다. 또한, 남쪽으로는 부산이 64km, 북쪽으로는 경주가 39km, 대구 80km, 서쪽으로는 양산이 46km 떨어져 있고, 일본과는 대한해협을 넘어 불과 100마일의 거리에 위치해 있다. 위도상으로는 미국의 로스엔젤레스, 이란의 테헤란 등과 거의 같은 위도상에 자리잡고 있으며, 세계표준시보다 약 9시간 빠른 지역에 위치해 있다. 우리나라의 극동은 독도, 극서 백령도, 극남은 마라도로 이를 모르는 사람은 잘 없다. 그렇다면 울산은 어떨까. 울산 시정백서에 나와있는 자료에 따르면,
극동 : 북구 강동동 당사동 265-2
극서 : 울주군 상북면 이천리 산 143-2번지
극남 : 울주군 서생면 시암리 산 374-3번지
극북 : 울주군 두서면 복안리 산 109-1로 북구 한 곳과 울주군이 세 곳이 울산의 끝을 차지하고 있다.
울산은 여행할 곳이 마땅찮다고 말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할 만한 곳이 바로 이 극점이다. 왠지 끝이라고 하면 한번쯤은 가보고 싶은 욕구가 생기기도 하려니와 울산의 끝에는 무엇이 있는지 궁금하기도 하다.
▶ 면적·인구
가끔 술자리에서 울산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면 한창 무르익는 분위기에 울산의 면적에 대해서는 약간의 말다툼이 생기는 경우가 있다. 서울보다 넓다는 둥 제주도보다는 면적이 좁다는 둥 무르익은 술자리 분위기는 면적 얘기에서 곪는다. 울산은 다른 도시에 비해 얼마나 클까. 이에 대한 명확한 답변은 광역시 중에서 가장 큰 면적을 차지하고 있으며, 16개 광역자치단체 중에서는 10번째로 크다고 말할 수 있다. 2007년 8월 1일자 지방자치단체 현황을 살펴보면 울산은 광역시 중에서 가장 큰 면적인 1,057㎢로, 서울 605㎢, 부산 765㎢, 대구 884㎢보다 훨씬 넓으며, 제주도 1,848㎢보다는 좁다.
하지만 면적에 비해 인구는 2006년 12월 말 기준으로 1,092,494명으로 제주도(약 55만 8천명) 다음으로 적다. 울산만 놓고 본다면 행정구역상 남구 삼산동(40,841명 - 2003년 기준)이 인구가 가장 많으며, 울주군 삼동면(1,916명 - 2003년 기준)이 가장 인구가 적다. 여자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남구 신정 1동(여 50.27%)이며, 남자가 가장 많이 사는 곳은 북구 양정동(남 56.03%)이다.
▶ 하루
기준 07년 2월 16일 기준 울산시 시정백서를 살펴보면, 출생 28.6명, 사망 11.2명, 결혼 19쌍, 이혼 7.6쌍, 인구이동 930명, 우편물접수 10만 3천통, 1인당 급수량 326리터, 범죄검거 88명, 유류 소비량 12.853배럴, 소고기 공급량 48마리, 돼지고기 공급량 516마리 등으로 기록되어 있다.
▶ 축제
울산을 대표하는 축제로는 처용문화재를 들 수 있으며, 지역별로 차별화되고 있는 대표 축제가 있다. 먼저 중구에는 차없는 거리 문화축제, 남구 고래축제, 동구 해변축제, 북구 정자해변 영화축제가 대표적이다. 특히 매년 개최되고 있는 처용문화제는 헌강왕 행렬, 국제춤페스티벌 등으로 시민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남구 고래축제는 세계적인 문화유산인 울산의 선사시대 고래잡이 행사를 재조명하고 고래관련 관광자원의 지속적인 개발육성을 하고 있다.
▶ 최고
우리주변에는 울산 내에서 최고가 되고 있는 다양한 것들이 있다. 시정백서에 나온 울산의 최고를 살펴보자.
우선 가장 많은 세대수가 살고 있는 아파트로 혹자는 동구의 만세대 아파트라 말할 지 몰라도 시정백서에는 신정현대홈타운으로 기록되어 있다. 2002년 6월 준공된 이 아파트는 모두 23개동 4,107세대로 울산에서 가장 큰 대단위의 아파트 단지로 기록됐다. 태화강을 가르는 최초의 다리는 많이 알려진 것 처럼 구 삼호교로 1924년 일제시대에 준공된 구 삼호교는 일제가 울산과 부산 간 내륙교통의 확보를 통해 군수산업을 보다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하여 건설하였다고 한다. 가장 긴 다리로는 명촌교로 1968년 길이 550m, 폭 19.8m로 가설되었다.
가장 오래된 식당은 중구 옥교동 115번지에 있는 우리식당으로 천은숙 씨부터 동생 천차숙 씨가 이어받아 1959년 6월부터 지금까지 식당업을 계속 해오고 있다.
가장 오래된 목욕탕으로는 남구 신정 1동 624번지에 있는 국일탕이다. 1972년 영업을 시작해 현재는 여성전용 사우나로 영업을 계속하고 있다. 이 외에 약국이 가장 많은 곳은 남구 삼산동, 서점이 가장 많은 곳도 남구 삼산동이다.
▶ 울산의 기네스북
울산에서 가장 긴 이름을 쓰고 있는 사람은 ‘최 오늘앎미뿐삶씨’이다. 한글에 대한 남다른 관심을 가지고 있던 부친이 지은 순수 우리말로 뜻은 ‘오늘을 알고 미덥게 살아라’라는 뜻을 담고 있다. 최고령자는 북구 명촌동의 104세 김금연 할머니로 1899년 10월 생이다. 울산의 최초 스포츠 국가대표는 1948년 런던 올림픽에 출전한 축구선수 최선공 씨며, 울산 최초 올림픽 메달리스트는 제 23회 올림픽에 박찬숙, 정명희 등과 함께 출전해 2위를 기록한 농구선수 김영희 씨다. 울산도 알고보면 참 재밌고 신나는 도시임에 틀림없다.
□ 사진 : 울산광역시 제공
□ 취재 : 성두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