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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자전거박물관

수안아빠1446 2010. 10. 24. 23:23

 

 

 

두 바퀴 위에서 보는 시속 20km의 세상

상주 자전거 박물관

 

세발자전거로 시작해 어릴 때부터 유용한 이동수단이 되었던 자전거. 안장 위에서 폐달을 밟으며 바라보는 거리는 걸을 때, 그리고 차를 탈 때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와닿는다. 걷는 것보다는 빨라 좋고 앞만 보고 달리지 않아도 돼 차를 탈 때보다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있어 좋은 자전거. 이제는 이동수단을 넘어 옷과 함께 패션으로, 차와 같은 애마로 군림하며 집 밖의 세상을 함께한다. 두 바퀴 위의 세상을 보여주는 자전거의 세계, 그 중심에 있는 경북 상주 자전거 박물관으로 떠나보자.


>>자전거의 도시 상주
경북 상주시는 자전거 제1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는 도시다. 특히 학생 2만여 명 중 70%가 등하굣길에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 또한 자전거 보유대수가 2005년 기준으로 인구 당 0.6대로 가구당 평균 2대 정도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자전거타기가 생활화 된 곳이다.

자전거에 대한 애정은 상주 시정에서도 잘 나타난다. 상주시는 1993년 정부가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를 기점으로 다른 지역보다 역사적, 지리적, 교통적, 환경적 측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던 자전거 문화를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자전거 전용도로 확충과 보도턱 낮추기, 자전거보관대 설치, 자전거 관련 행사 개최 등 타지자체보다 앞선 행정을 펼치며 시민들의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뒷받침 하고 있다.

상주시의 자전거에 대한 애정은 오는 2013년까지 5년간 추진하고 있는 ‘자전거나라’에서 꽃핀다. 이곳은 2천여㎡ 부지에 바이크파크, 자전거 투어로드, 숙박시설, 먹을거리 체험장 등 두 바퀴로 어디든 갈 수 있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이름 그대로 자전거를 위한 곳으로 시는 지속적으로 이 같은 자전거를 테마로 하는 자연친화적인 휴양, 레저, 체험의 복합단지를 시민들 그리고 상주 여행객들에게 선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상주의 얼굴 ‘자전거 박물관’
상주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지어진 자전거 박물관이 있다. 경북 상주시 남장동 452㎡ 부지에 1층으로 지어진 자전거 박물관은 말 그대로 자전거의 모든 것을 한 곳에 모아놓은 ‘자전거 천국’으로 불린다. 옛 남장 분교가 폐교된 후 리모델링해 지어진 이곳은 자전거 두 바퀴 모양을 하고 있어 한눈에 자전거 박물관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한다.

주변의 아늑한 분위기에 친근한 이미지로 눈길을 끄는 상주 자전거 박물관은 작은 바퀴 모양의 박물관 내부는 자판기와 소파, 책장 등 작은 휴게실로 꾸며져 있으며, 큰 바퀴 모양의 박물관 내부는 각종 자전거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작고 아담하게 지어진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굴러갈 지 의구심부터 드는 자전거부터 8명이 함께 타는 점보자전거, 샤워를 위해 물이 나오도록 고안된 샤워 자전거, 원숭이 자전거 등 이색 자전거(29점)를 전시하고 있다. 또한 1813년 독일의 K. 드라이스가 목마에 바퀴를 부착한 후 이륜차를 개조해 만든 드라이지네 자전거부터 후륜 구동의 맥밀런 자전거 등 초기 자전거(5점)부터 MTB, BMX 자전거 등 산악용과 경주용 자전거, 자동변속 자전거 등 최신식 자전거까지 자전거가 지나온 바퀴자국을 더듬어 볼 수 있게 전시하고 있다. 

 

 

 

 

 

  일명 빈폴 자전거로 통하는 ‘오디너리(제일 왼쪽)’와 이와 유사한 형태의 자전거들.

 ‘오디너리’는 1870년대 프랑스의 제임스 스탈리 와 윌리엄 힐만이 발명한 자전거로 큰 앞바퀴와 작은 뒷바퀴가 특징이다.

당시 이 자전거는 실용적인 면보다는 재미 위주의 자전거였다고 한다.

 

 

 

 1.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기념해 만들어진 자전거
2. 오디너리 자전거의 안장이 높아 불안정함을 개선해 1870년대 만들어진 콘벤트리형 삼륜 자전거

 

 

박물관은 자전거 전시실 외에도 관광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올라 타 사진도 찍어볼 수 있는 체험시설과 자전거의 구조를 알게 해주는 자전거 부품 전시, 자전거 바로타기, 자전거와 건강을 알려주는 홍보관 등 자전거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꼼꼼하게 정리하고 있다.

다양하고 이색적인 자전거를 보노라면 한번쯤 폐달을 밟아보고 싶은 욕망이 일기 마련. 박물관은 보는 재미와 함께 타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하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걷거나 차를 타거나 하는 일반 여행과는 달리 이번 가을 여행은 자전거 박물관 앞 광장에서 친구, 그리고 연인과 함께 두 바퀴 위의 세상을 보는 색다른 재미를 느끼며 깨끗한 가을 하늘 아래 상주가 주는 시속 20km의 즐거운 가을 선물을 담아 보자.   

 

글|성두흔 기자
취재협조|상주 자전거 박물관(054-534-4973), 프리그래퍼(blog.daum.net/winglis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