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울 허한 몸 속을 부드럽게 달래주는 곳
황태나라 초원집
올해는 유난히도 일교차가 커 단풍은 절정으로 치달았고 사람들의 수많은 발길도 산으로 향했다. 일교차로 인한 영향은 볼거리에 그치지 않고 겨울 먹을거리로 이어진다. 12월, 2010년의 마지막으로 향해가며 잦은 술자리에 날도 추워지면서 구수하고 속 든든하게 채워주는 황태를 찾는 이들이 늘고 있어 포항에서 회가 아닌 황태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황태나라 초원집’을 찾아 황태의 속살에 젓가락을 넣어봤다.
한 겨울 일교차가 크면 클수록 덕장에 걸린 언 황태는 얼었다 녹았다를 반복하며 그 살결이 부드러워 진다. 이에 입맛마저 얼어버린 혀를 살살 달래며 허기진 배를 알차게 채울 수 있어 겨울 제철 음식으로는 황태가 최고로 꼽힌다. 입을 하늘로 벌리고 내리는 눈을 고스란히 다 받아먹으며 뱃속을 채우고, 따사로운 햇살이 비치는 낮부터 날이 풀리며 다시 홀쭉한 황태 되기를 수차례. 생선 비린내는 없어지고 딱딱한 것처럼 보이는 황태살은 조금씩 숨을 쉬며 자연에 의해 부드러운 속살을 가진 외강내유 황태로 거듭난다.
살이 연하고 부드러워진 황태는 아미노산이 풍부하게 함유돼 만성피로에 좋은 것으로 알려졌다. 동의보감에는 농약이 잔류하는 음식물의 해독작용에 탁월한 효과를 보인다고 기록하고 있다. 이에 푹 삶은 황태 해장국은 술로 지친 뱃속을 부드럽게 채워줘 숙취해소에 으뜸으로 꼽히며 애주가들의 아침밥상에 오른다. 또한 간장해독, 노폐물 제거 등의 효능이 있어 무침, 구이, 찜, 찌개 등 다양한 요리로 응용되면서 겨울철 식탁의 한 자리를 당당히 차지한다.
포항에서 회가 아닌 황태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는 ‘황태나라 초원집(박명숙 대표)’ 역시 겨울철 황태를 찾는 포항 시민들에게 꽁꽁 언 황태를 뚝배기에 넣느라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황태 해장국을 비롯해 황태찜, 황태구이, 황태 불고기 등 황태의 모든 음식을 맛볼 수 있어 포항 북부시장에서는 황태하면 떠오르는 집으로 유명하다. 최근에는 어떻게 입소문이 났는지 외지에서도 발길을 하고 있어 박 씨의 작은 가게는 겨울철은 언제나 불야성을 이룬다.
이곳의 황태 해장국은 새끼 손가락 크기로 잘린 두부에 푹 삶아진 황태가 물기 쏙 빼고 참기름에 버무려지면서 꼬들꼬들해지자 청양고추 칼칼한 맛 위해 첨가되고 마무리로 들어간 달걀과 파 등이 어우러지며 해장국으로 완성된다. 날이 춥다면 금상첨화. 숟가락으로 국물 한 입 맛보고 이내 밥공기 뚝배기로 냅다 넣으면 눈보라가 치는 날에도 그저 먼 나라 풍경이 되어 버린다.
이와 함께 통통한 콩나물과 어우러지며 아구 대신 황태가 들어간 콩나물 황태찜, 달궈진 철판 덕에 더 부드럽게 익은 철판 황태 구이는 이 집에서 꼭 먹어보아야 할 요리로 꼽힌다.
언 발 돌부리에 부딪힐세라 조심조심 발걸음 옮겨 달궈진 뚝배기 그릇에 맞닿아 거품을 내며 올라오는 김 속에서 황태의 냄새를 맡았다면 속이 조금 더 허해지기 전에 김 서린 창문 배경삼아 황태로 겨울 입맛을 달래봄이 어떨까.
찾아오시는 길>> 경북 포항시 북구 대신동 61-11 1층 ☏ 054-246-3689
http://cafe.daum.net/chowonz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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