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부터 시작되는 추억
“6·25가 터지던 해 군에 입대를 했거든… 그렇게 40여 년을 군 생활하고 육군상사로 17년 전 제대를 하니 뭘 해야 할지 막막하더라고. 그래서 배운 기술 중 하나야. 이젠 우산수리 맡기는 사람도 없고.”
우산 수리점을 찾기 힘든 요즘, 어렵사리 신정시장 내 구두수리점에서 만난 이기섭(77) 할아버지. 더이상 우산 수리는 안 하신다며 잠깐 실랑이를 벌였던 탓일까, 말문이 트인 그는 우산 수리를 하며 손자뻘 되는 손님에게 친숙한 듯 옛 이야기를 들려주신다. 한참을 들으니 그의 옛 추억이 6·25로 시작해 군 제대로 끝을 맺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에게 군대는 술안주로 잠깐 나오는 그러한 군대 얘기가 아닌 인생 전부인 듯했다. 그의 옛 추억 전부를 만들어버린 6·25, 어느새 말끔히 고쳐진 우산을 건네는 모습에 문득 ‘그의 추억이 있어 우리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 수 있구나’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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