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향을 머금고 사랑을 느낀다
부여 서동 연꽃 축제
애련설(愛蓮說)
주돈이
나는 홀로 연꽃의 이런 점을 사랑하노니
진흙뻘에서 솟아 나왔으되 더럽혀지지 않고
맑은 물에 씻겼으면서도 요사스럽지도 않고
속은 비었으되 겉은 곧고
덩굴지지도 않고 가지를 치지도 않은 채
향기는 멀리 퍼질수록 더욱 청아해지며
우뚝허니 깨끗한 자태로 서 있는데
멀리서 바라볼 수는 있지만
더럽히거나 희롱할 수 없음이라
7월의 강렬한 햇살에도, 수만 명의 관심어린 시선에도, 물 위에서 고혹한 자태를 뽐내는 연꽃. 진흙에 그 뿌리를 두고 있으나 곧게 뻗은 줄기 위로 오롯이 피어나지만 수만 송이가 함께 군락을 지어 피어도 흐드러지게 피었다는 미사여구가 어울리지 않는 꽃이 바로 연꽃이다. 단아한 매력에 시선이 머무는 시간만큼 다가가고도 싶지만 그 곁을 쉽게 허락하지 않고 멀리서 그윽한 향기만을 전해 애를 태우기도 한다.
연꽃은 봄꽃처럼 따사로운 햇살아래 피어나 새 생명의 시작을 알리는 전령사 역할도, 가을의 붉은 낙엽과 함께 떨어지지도 않아 사색에 잠기게도 하지 않는다. 하지만 따가운 햇살 아래 발길이 닿지 않는 물 위에 있어도 연꽃의 향기는 가슴속까지 전해진다.
충남 부여 서동공원에서는 연꽃의 매력이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 이야기와 함께 만개한다. 특히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 싹튼 곳으로 유명한 궁남지 연못은 해마다 7월이 되면 일대가 연꽃 향으로 가득할 정도로 연못 전체에 연꽃이 만개한다.
충남 부여군은 해마다 7월이 되면 궁남지 연못에 피어난 연꽃과 함께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을 주제로 축제를 연다. 올해 8회째를 맞이한 ‘부여 서동 연꽃 축제’는 오는 7월 22일부터 25일까지 ‘제2회 부여백제정원축제’와 함께 부여 서동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사랑과 낭만’을 주제로 ‘연꽃향 가득한 정원’을 부제로 한 축제인 만큼 볼거리와 함께 은은하게 퍼지는 연꽃 향에 가슴을 열어보자.
축제는 메인 프로그램과 공연, 경연 프로그램 등 총 8개 분야, 36개 종목의 다양한 행사가 열릴 예정이다. 특히 축제 메인 행사인 ‘서동왕자 선화공주 나이트 퍼레이드’는 서동과 선화공주 선발부터 많은 관심을 받고 있으며, ‘부여서동공원연꽃 전국사진촬영대회’는 전국의 사진 동호인들이 기다려온 행사일 정도로 인기다.
축제가 열리는 서동 공원 궁남지는 백제국 30대 무왕의 탄생설화가 있는 곳으로 백제국 무왕은 어릴 적 ‘서동’으로 불렸으며 신라국 진평왕 셋째 딸인 선화공주와의 애틋한 사랑이야기인 4구체 향가 <서동요>를 통해 국경을 초월한 아름다운 사랑이 간직된 곳이다. 이에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이야기를 주제로 서동왕자와 선화공주의 아름다운 사랑을 빛으로 표현한 ‘사랑의 빛 거리 체험’, ‘커플 사랑의 언약판 만들기’ 등 다양한 사랑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연꽃은 행사장 일원에 야생화 등과 함께 식재돼 경관적인 측면에서 흰색과 붉은색이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운 모습을 자아낸다. 특히 궁남지 연못은 일반적으로 보아 온 공원의 연못과는 규모면에서 월등해 이곳에 가득 찬 연꽃을 보는 것만으로도 이색적인 경험으로 와 닿는다. 또한 연못 중간 중간 징검다리를 놓아 수많은 사진동호인들이 이 다리를 이용해 연꽃을 배경으로 화사한 사진을 찍을 수 있다.
무더운 여름, 일상에서 벗어나 ‘부여 연꽃 축제’에서 가족, 연인, 직장동료 등과 함께 연꽃을 연인삼아, 벗 삼아 걸으며 서동과 선화공주의 사랑을 느껴보자.
글|성두흔 기자
충청남도 부여군청, 부여문화원
☏ 041-830-2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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