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찾아온 조류 인플루엔자



사진제공 : 경향신문

 

해마다 반복되는 AI와의 싸움에 관련 업자들 ‘또 긴장’
시민들, 안전하다 인식 확산… 먹을거리에 큰 동요 없어

▣ 조류 인플루엔자(AI) 방역 시작
조류 인플루엔자에 대한 2007 동절기 특별방역대책이 추진된다.
울산시는 조류 인플루엔자(AI)가 국내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은 오는 11월부터 2008년 2월까지 ‘2007 동절기 조류 인플루엔자 특별방역대책기간’으로 설정, 운영한다고 밝혔다. 이에따라 경제통상국장을 상황실장으로 5개반 21명의 대책반을 편성, 특별방역대책 상황실을 설치, 방역체계구축, 농가방역, 교육홍보, 특별예찰 등 조류 인플루엔자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기로 했다.
울산시는 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상황발생시 긴급동원 체계를 확립하는 한편, 진단액 확보·비축, 전담 요원배치, 살처분 현장 투입 인력·장비 확보 등 사전 긴급방역 체계 구축에 나섰다. 특히 양계농에 사전 차단방역의 중요성을 제고시키고 예찰활동 전개와 철새도래지 및 서식지 인근에 닭·오리 방사사육을 자재토록 적극 유도하고 철새와의 접촉을 최소화하고, 사육장 또는 저장조에 그물 등을 설치토록 했다. 이에 철새→텃새→닭·오리로 이어지는 유입경로에 대해서는 특별예찰의 일환으로 철새·텃새 분변과 오리 혈청검사 를 실시하고 전 농가에는 매일 폐사, 산란 감소 등 이상이 있는지 임상관찰 및 예찰을 실시키로 했다.
울산시 관계자는 “축산농가는 불법 축산물 밀반입을 금지하고 매일 축사소독 실시, 축사나 분뇨처리장 내 야생조류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단속, 그물망 설치, 비닐포장 등 적극적인 방역초지와 함께 매일 가축을 관찰해 사료 섭취나 산란율이 떨어지거나 폐사축이 발생한 경우 즉시 신고해 줄 것”을 당부했다. 한편 울산지역 가축사육 현황을 보면 닭 406농가 55만 마리, 오리 82농가 9000마리, 메추리 등 기타 39농가 1만 4000마리 등 527농가에 72만 3000마리가 사육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농림부의 이러한 신속한 방역조치는 2006년 세계적으로 AI발생이나 철새의 감염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신속한 방역조치로 피해규모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는 평가에 따라 올해 역시 조류 인플루엔자(AI)가 발생하기전 사전 방역조치로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농림부는 현재까지의 역학조사 결과 작년 AI의 국내유입 경로가 2003년과 마찬가지로 겨울철새일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현재 우리나라는 마지막 조류 인플루엔자(AI) 발생지역인 천안지역에 대한 방역초지가 올 5월 1일 해제됨에 따라 NSC(국가안전보장회의) 위기경보를 해제하고, 국제수역사무국(OIE) 규약에 따라 마지막 발생지역의 살처분 등 방역조치 완료(3.17) 후 3개월이 경과되는 시점(6.17)에 청정국 지위를 확보했다.

▣ 방역발표에 관련업계 또 긴장
국내에서는 AI 관련 인체감염 사례가 없다. 가금류와 직접 접촉하지 않은 경우 사람에 감염된 사례가 없으며, 닭고기와 달걀을 익혀 먹으면 전혀 위험이 없다고 농림부는 전하고 있다. 2003년 말 국내에서 발생했을 당시 발생농가 농장주 등 관계자, 살처분 작업에 참여했던 사람들, 방역요원 등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역학조사 및 병·의원 감시 결과 인체감염 사례는 없었다. 고위험군 중 감염위험이 높은 39명의 혈액검사 결과에서도 모두 음성으로 판정된 바 있다.
미국 질병관리센터(CDC)에서도 우리나라에서 발생했던 AI 바이러스가 베트남 것과는 유전학적으로 다르고 사람에게 병원성이 없다고 확인했으며, 이는 인체감염 사례가 없다는 그동안의 조사 결과와도 부함한다. 또한 세계보건기구(WHO)는 2004년 1월 29일 우리나라가 적극적인 예방활동과 방역조치로 감염기회를 제거함으로써 인체감염 사례가 단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며, 대외적으로 타국에 모범이 되었다고 인정했다.
하지만 이러한 국내외 발표에도 불구하고 당시 닭이나 오리류 등을 즐겨먹는 사람들은 AI 발생 전에 비해 먹는 횟수가 줄어든 것을 사실이다. 남구 야음동 A 통닭집 사장은 “조류독감인가 먼가 떠들어대면 그날은 단골손님도 발길을 돌리기 일쑤였다”며 “AI의 위험성보다는 방송의 위력에 폐업도 고려할 정도로 장사가 안 됐다”고 당시의 상황을 전했다. 닭발집을 2년째 운영하고 있는 남구 야음동의 장 모 사장은 “AI관련 보도가 나가면 친한 친구조차 발길을 돌릴 정도”라며 “창업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는 매년 AI에 대한 공포에 차라리 다른 업종으로 전환해볼까 고민도 했었다”고 말했다.
그만큼 AI와 관련된 음식업종 종사자들은 해마다 겪는 AI 방역발표, 감염사례 보도 등에 민감해져 있다. 이는 창업에서도 AI가 영향을 끼쳤을 정도다. 울산소상공회의소 윤석철 상담위원은 “한때 통닭집 창업이 유행할 만큼 창업 1순위가 통닭집이 된 적이 있다”며 “하지만 이제는 경쟁도 만만찮고 해마다 되풀이 되는 AI에 전혀 피해를 보지 않는다고 말할 수 없어 닭 관련 창업은 현재 주춤한 상태”라고 말한다.

▣ 안전하다는 보도 자체가 역효과
아무리 인체에 감염이 되지 않는다는 보도에도 이 보도자체가 오히려 역효과를 나타낸다는 말도 있다. 대한양계협회 게시판에 올라와 있는 글 중에는 이러한 보도 때문에 오히려 피해를 보고 있다고 말하는 글이 가끔씩 올라온다. ‘청소골 임꺽정’이라는 글쓴이는 “우리나라처럼 틈만 보이면 특종인양 AI관련 기사를 게재해 죄없는 축산농가가 피해를 본다”며 “닭고기를 먹고 감염된 사례가 없는데 왜 언론에서 자꾸 75도니 100도니 하는 식으로 익혀 먹어야 안전하다고 방송하는 바람에 보도가 오히려 시민들이 닭고기를 기피하게 만들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이러한 농장관계자들의 항변은 각종 언론매체에서 과장되어 보도되는 일이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2003년 한 방송사에서 닭고기를 먹고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는 보도와 관련 일파만파로 파장이 커지면서 뉴스보도 직후 관련 음식 소비량이 70%정도 급감한 적도 있었다. 이에 적극적인 위기관리를 하는 것이 오히려 이슈를 필요 이상으로 발전시킬 위험이 있다는 반응도 있다.

▣ 안전한 먹을거리로 인식확산
생계가 걸렸기에 AI와 관련된 업종 종사자들은 관련 보도가 방송에 나오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하지만 일반 시민들은 이제 AI 방역관련 발표에 크게 동요하지 않는 분위기다. 김대희(45. 태화동) 씨는 “인체감염이 되고 피해를 봤다면 모를까 여지껏 그러한 보도는 한 차례도 없었는데 굳이 닭을 안 사먹을 이유는 없다”며 “올해 역시 AI에 대한 뉴스보도가 있었는지 조차 모를 정도로 관심이 없어 평소 먹는 대로 먹고 싶으면 사 먹을 것”이라고 말한다.
이보아(31. 태화동) 씨 역시 “한번도 일어나지 않는 일에 크게 동요되어 통닭을 안 사먹는 것이 더 이상하다”며 “오히려 작년에는 AI관련 보도가 나가면 서비스도 좋아지고 왠지 관련 농가에 착한 일 하는 것 같아 평소보다 더 많이 사먹은 것 같다”고 말한다.
AI는 한번 발생하면 반경 3km는 살처분 될 정도로 농가에는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때문에 관계 당국에서는 해마다 정기적으로 방역을 실시한다. 이러한 노력 덕분에 시민들 역시 안전하다는 의식이 확산되고 있어 장차 어떻게 진행될 지 모르지만 예년처럼 AI와 관련해 큰 파장이 일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조류 인플루엔자(AI)?
▶ 어떤 질병인가
닭, 칠면조, 오리, 철새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으로, 전파속도가 매우 빠르며, 폐사율 등을 기준으로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된다.
▶ 어떻게 전파되나
국가간은 철새의 배설물에 의해 전파되고, 농장간에는 주로 오염된 먼지, 물, 분변 또는 사람의 의복이나 신발, 차량 등에 묻어서 전파된다. 그러나 공기를 통해서는 전파되지 않는다.
▶ 국내외 발생상황은
국내에서는 현재 고병원성 AI가 발생된 적이 없다. 2003년 12월~2004년 3월까지 19개 농가에서 발생한 적이 있지만 신속한 방역조치로 완전 근절됐다.
▶ 사람이 감염된 사례는
우리나라에서 인체감염 사례는 없다. 또한 통상적으로 우리나라 사람들은 닭고기, 오리고기를 날로 먹지 않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고기는 안심하고 먹어도 된다.
▶ 일반 국민들이 지켜야 할 사항은
해외 여행시 AI발생지역 여행을 자제하며, 국내 철새도래지 여행을 할 때는 철새의 분변이 신발에 묻지 않도록 유의한다.


□ 사진 : 경향신문
□ 취재 : 성두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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