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산홍엽(滿山紅葉) 가로질러 기(氣) 찬 곳으로…

영천 한약 축제

10월 1일~5일

경북 영천시 완산동, 도동 일원

 

 

콧등으로 올라와 속눈썹을 간질이는 바람이 어느새 청명한 하늘빛 뽐내는 가을이다.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넘쳐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풍족해 지는 계절. 걸음마다 정갈하게 입은 옷깃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가을바람에 몸속을 어루만지는 듯한 한약 냄새가 발하는 곳으로 마음에서부터 시동 걸고 영천을 향해 내달려보자.

 

 

 

 

 

 

 

 

 

 

 

 

 

 

 

북쪽으로 태백산맥에서부터 이어지는 봉우리 중 하나인 보현산과 옆으로 팔공산, 운주산의 지맥 속에서 움트고 있는 영천은 남쪽으로는 금박산, 구룡산, 사룡산을 안고 있어 대구와 비슷한 분지 지형을 이루고 있다. 또한 그 중심으로 금호강과 그 지류가 흘러 비옥한 평야를 형성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리적인 특성은 영천이 예로부터 영남 사람들이 각 지역으로 가기 위한 교통의 중심지로 발전해 왔으며, 특히 대구의 약령시로 향하기 위해 약초꾼들이 소백산과 태백산에서 생산되는 약재를 비롯해 경주와 군위, 의성의 약초와 안동, 봉화, 영주의 약초를 가지고 영천으로 모이기 시작하면서 약초꾼들과 함께 약초를 구하기 위한 사람들로 발길이 잦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전국의 약재가 모이기 시작하면서 영천 북쪽의 보현산에서 채취한 진귀한 약초는 옛날부터 조선 왕실에 진상했다고 하며, 남쪽의 ‘약을 캔다’는 뜻의 채약산의 약초는 신라 왕실에 올렸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유래로 ‘아무리 구하기 힘든 한약재도 영천에 오면 구할 수 있다’는 속설이 퍼질 정도로 영천은 지금까지 한약재 집산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2000년엔 약재상이 집결한 완산동 일대가 ‘한약정보화 시범마을’로 선정돼 인터넷을 통해 전국 소비자에게 양질의 한약재를 손쉽게 구매하도록 돕고 있다. 영천시는 이 같은 한방 관련 인프라와 역사를 바탕으로 2003년 제1회 영천 한약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해 올해 8회째를 맞이했다.

보통 볼거리가 가득한 축제와는 달리 영천 한약축제는 말 그대로 걸음걸음마다 각종 진귀한 약재부터 평소 보아왔던 약재들까지 전국의 약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건강함을 선물하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에는 도소매에 국한된 한방유통시장에서 대구경북 한방산업진흥원, 경북 보건환경연구원 등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한방 관련 체험형 축제로 변화하면서 한방물류 중심에서 한방을 이용한 관광문화 사업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다. 특히 ‘중풍치료라면 영천’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중풍치료와 관련된 한방진료기관이 40여 곳에 이르는 등 각지에서 중풍치료차 환자들이 영천을 많이 찾고 해를 거듭할수록 축제의 내실이 다져지고 있다.

5일간 진행되는 올해 축제는 다양한 공연과 함께 한약재 이름맞추기, 약첩싸기, 황기묶기 경연 등 참여 프로그램과 함께 사상체질 진단과 수지침, 봉침, 약초천연염색 등 다양한 체험이 준비돼 있다. 또한 약초동산, 한방테마길, 약초 전시 홍보관이 마련된다. 이외 안마기, 족욕기 등 한방기기 체험과 아토피와 각종 민간요법 소개 등 한방 관련 정보를 한 걸음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한방음식 시식코너에서는 한약재로 만든 각종 음식을 시식하고 배울 수도 있다.

보통 축제에서 정신없이 즐기다 보면 기력이 빠지는 것은 다반사. 하지만 영천 한방 축제에서 만큼은 즐기면 즐길수록 기력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에 걸음걸음 힘찬 발걸음이 될 것이다. 오곡이 무르익는 10월,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기찬 축제의 장소 영천으로 향해보자.

글|성두흔 기자

영천한약축제추진위원회

http://herb.yc.go.kr

☏ 054-330-6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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