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아너스빌
수안아빠1446
2009. 12. 30. 14:22
2009. 12. 30. 14:22
입주민 고려않는 경남기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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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두흔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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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문을 열어보니 벽면에 최근 추세인 붙박이장이 설치돼 있다. 내부가 궁금해 장롱 문을 열어보니 웬 수도꼭지가 있다. 물이 내려가는 배관 파이프와 배수시설까지 있다. 다른 방에 딸린 발코니에는 세탁건조대만 있다. 하지만 물이 내려갈 어떠한 시설이 없다. 황당한 마음에 밖으로 나왔다. 소나무는 벌써 죽어있고 놀이터는 바로 옆이 낭떠러지다. 건설사에 속았다는 마음에 시공사에 항의 전화를 했지만 도면대로 했을 뿐 별일 아니라는 반응이다.
지난 14일 언양경남아너스빌 아파트 사전입주점검을 마친 한 입주민의 이야기다. 입주일을 맞추기 위해 2달 만에 공정률 20%를 올리며 빠른 속도로 공사를 진행하면서 부실시공이 우려된다(본보 11월 5일자 4면)는 비대위의 주장이 사실로 드러났다.
15일 신울산 경남아너스빌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와 경남기업에 따르면 오는 31일 입주를 앞둔 경남아너스빌 아파트는 지난 12일부터 3일간 사전입주점검을 진행했다.
점검 후 수분양자들이 제기한 문제에 대해 설계대로 진행했다는 시공사의 태도에 불만을 제기하며 경남기업에 대한 불신으로 확산되고 있다.
문제가 된 발코니는 경남기업에서 선택옵션으로 제공한 것으로 총 643세대 중 38세대가 발코니 확장 공사를 진행했다.
하지만 이중 108.9㎡(33평형대) 세대 발코니 확장 공사에서 수도꼭지와 배수시설, 배관, 비상대피로 등이 방안 붙박이장 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또한 정작 배수시설을 갖춰야 할 발코니는 세탁건조대만 설치된 채 아무런 시설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확장돼야 할 곳과 안 돼야 할 곳이 뒤바뀐 것이다.
이로 인해 빨래를 세탁실에서 가져와 방문을 열고 다시 발코니 문을 열어 건조를 시켜야하고 떨어진 물은 닦아내야 하는 상황이 됐다.
108동 입주예정자 김춘식 씨는 “방안 붙박이장 안에 웬 수도꼭지와 배관 파이프가 있었다”며 “떨어지는 물소리와 배수통에서 올라오는 냄새로 방 하나와 발코니가 완전히 기능을 상실했다”고 말했다. 이어 “발코니 확장으로 이러한 상황이 된 데 시공사측으로부터 아무런 말도 듣지 못했다”며 “정말 분통이 터져 살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러한 상황이 된 데는 2004년 설계 당시 도면으로 시공하다 2005년 주택법이 개정되면서 발코니 확장 공사가 진행됐기 때문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에 대해 경남기업 관계자는 “발코니 시설이 방안으로 들어간 것은 수분양자가 발코니 확장 옵션을 선택했기 때문”이라며 “설계 도면대로 시행했을 뿐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이러한 시설을 가려주기 위해 서비스로 붙박이장 가구를 더 사용했다”고 덧붙였다. 또한 경남기업은 수분양자들이 문제 제기한 아파트 주변 소나무가 말라죽은 것은 다시 심으면 되며 놀이터 옆이 낭떠러지로 사고 위험이 있다는 주장은 펜스를 설치할 것이므로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다.
이러한 시공사의 불성실한 태도에 비대위는 분양가(평당 680만원)에 맞지 않는 시공으로 분양가격 조정을 통한 재분양을 요구하고 있지만 시공사는 입주를 앞두고 분양가를 조정해 재분양하는 사례는 없었으며 입주민들에게 정식으로 분양가 조정에 대해 들은 바 없다는 입장이다.
비대위 118명은 2차에 걸친 분양대금 반환 청구 소송과 잔금납부거부, 입주 거부를 진행하고 있으며 70여명이 추가로 입주 거부를 위한 소송을 진행할 예정이다.
하지만 경남기업은 법대로 모든 것을 진행해 문제가 없어 예정대로 오는 31일 입주를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성두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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