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밭에서 죽어라 힘들게 일해도
찬밥 한 덩이로 대충 부뚜막에 앉아 점심을 때워도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중략)
한밤중에 자다 깨어 방구석에서 한없이 소리 죽여 울던 엄마를 본 후론 아!......
엄마는 그러면 안 되는 것이었습니다! - 심순덕 ‘엄마는 그래도 되는 줄 알았습니다’ 中 -
애기가 자면 조용히 집안 청소 애기가 깨면 함께 장난감 놀이
하루 일과를 물었을 때 첫 마디가 ‘아이가~’로 시작하는 결혼 3년차 주부 이소영 씨. 그는 18개월 된 아이(김흥구)를 둔 새내기 주부다. 애기가 어려 항상 돌봐줄 사람이 있어야 되기 때문에 그의 하루는 거의 대부분아이와 함께 지낸다. 흥구가 세상에 나오기 전 유치원 교사로 지냈던 그는 임신한 후로 일을 그만두고 줄곧 집에서 살림을 하고 있다. 한때 마음껏 밖을 나가지 못한다는 것에 우울해 하기도 했었지만 이제는 애기를 맡기고 볼일을 보러 나가도 빨리 돌아오고 싶을 정도로 그의 삶의 중심엔 애기가 있다. 그의 일과는 아침에 일어나 남편 출근준비를 하며, 애기가 깬 후에 밥을 먹고, 애기가 낮잠을 자면 집안 청소를 시작한다. 애기가 낮잠에서 깨면 애기 간식거리도 준비하고 함께 책도 읽어주며 그의 가장 보람된 하루를 보낸다. 요즘은 날씨가 좋아 가끔 동네 한 바퀴 나들이를 나가기도 한다. 저녁이 되면 다시 저녁준비를 하고 남편이 퇴근해 돌아오면 저녁밥을 먹은 후 애기를 재우면 그의 하루도 끝이 난다. 얼마전 운전면허를 취득했다는 그는 “기동력을 높이기 위해 면허를 땄습니다. 애기가 조금 더 크면 문화센터에 강의도 들으러 갈 수 있고 나들이도 동네 한 바퀴에서 조금 더 넓어지겠죠”라고 말한다. 온 종일 애기가 잔병이 많아 걱정이라는 그는 애기 때문에 친구들을 못 만나고, 하고 싶은 것을 못해도 애기만 건강하다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천상 어머니다. 신세대인 만큼 양성평등인 시대에 맞게 굳이 남자는 뭘 해야하고 여자는 무엇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은 생각지 않는다는 그는 지금도 그의 눈 앞엔 흥구가 있을 것이다.
하루 일과는 애기에 맞춰져 있다는 결혼 3년차 주부 이소영 씨.
편지글
TO. 사랑하는 가족에게 세상에서 가장 소중하고 단 하나뿐인 우리 가족에게 얼마나 고마운지 몰라요. 나의 가장 든든한 후원자인 우리 신랑과 가장 귀엽고 사랑스런 우리 애기… 때로는 현실에 부딪혀 힘든 때도 있었지만 어려운 길 헤쳐나가면서 잘 지내온 것 같아요. 우리 가족 앞으로도 늘 건강하고 서로 믿으며 행복하게 살아가요~~ 2007년 5월
“취미생활은 포기해도 가족들의 건강은 챙겨야죠”
결혼 8년차 주부 김신천 씨. 그는 현빈(여. 8)과 현준(남. 6)의 어머니이자 한국엔지니어링 관리주임으로서 근무를 하고 있는 직장인 주부다. 그가 직장 생활한 지는 이제 1년. 이 짧은 시간에 자신은 물론 가족들의 삶의 방식이 조금씩 변했다. 남편(방훈희)은 집안일을 예전보다 더 도와주고 아이들도 혼자 유치원에 가거나 숙제를 하는 경우도 많아졌다. 이렇게 가족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그는 직장생활을 하면서도 몸은 예전에 비해 더 피곤하지만 오히려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표한다. “예전엔 손빨래하던 것들도 이제는 그냥 세탁기에 들어가기도 하고 집안일을 모아두었다가 한번에 하기도 하고 저녁밥을 많이해 아침밥을 따로 하지않을 때도 있다”며 “하지만 큰 불평없이 잘 지내주는 가족들이 있어 그저 고마울 따름이다”고 말한다. 새벽녘에 일어나 아침준비와 출근준비, 그리고 퇴근 후에는 아이들의 숙제를 봐주며 저녁준비와 못다한 집안 청소 등을 하다보면 어느새 한밤중. 이것이 그가 평일에 하는 일의 전부다. 물론 직장생활을 하기 전에는 운동이나 인테리어 소품을 만들기도 하며 취미생활도 즐겼었다. 1년째 한번도 해보지 못했지만 그래도 불평이나 하고 싶다고 생각한 적은 거의 없었다. 이제는 유치원에도 혼자 잘가는 막내, 같이 출근길 동행이 된 첫째, 그리고 예전보다 집안일을 많이 도와주는 남편이 있어 그의 직장생활은 계속된다. “아마 경제적으로 풍요롭다고 생각하는 집은 얼마 되지 않을 겁니다. 나 또한 그러한 생각에 조금이라도 살림에 보탬이 되고자 일을 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가족들이 허락하는 한 직장생활을 계속할 것입니다”
직장생활한 지 1년이 되었다는 결혼 8년차 주부 김신천 씨.
편지글
TO. 사랑하는 가족에게 항상 날 사랑해주는 자기가 옆에 있고 나 없이 못산다는 우리아이들... 빈이랑 준이~ 그런 가족들에게 요즘 들어 부쩍 소홀해진 것 같아 너무 미안해. 전 같으면 간식을 준비해 아이들을 기다리고 저녁을 준비하는 일로 하루를 보냈었는데… 요즘은 음식도 패스트푸드로 바꿔져가고 아이들도 자기들끼리 보내는 시간에 익숙해지는 걸 보면서 죄책감이 들기도 해. 처음 일 다닌다고 나갈 때는 집안일도 바깥일도 모두 자신 있었는데~~ 자기야~ 이번 일을 계기로 좀더 부지런해질게. 빈이랑 준이에게도 좀더 마음 넓은 엄마가 되고 자기에게는 포근한 안식처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게. 사랑하는 우리 가족들~~ 앞으로도 지금처럼만 건강하고 지금처럼만 서로를 생각하며 지금처럼만 행복하게 사랑하며 살자. 모두모두 사랑해~ 2007년 5월
□ 취재/사진 : 성두흔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