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풂이 곧 기쁨 아니겠어요”

 


- 무의탁 노인을 돕는 봉사단체 ‘코리아 한마음회’ -

2월의 마지막 날, 울주군 두서면 사무소에는 독거노인 20명을 초청, 일명 ‘자비의 쌀’ 기증식이 진행됐다. 기증식이라 해봐야 쌀을 놓고 사진을 찍는 일이 전부이겠지만 이날 참석한 독거노인들의 얼굴에는 쌀쌀한 날씨에도 불구하고 미소가 한가득이다.
“아이고 뭐 이런걸 다~” 사진 촬영을 끝내고 한 할머니의 입에서 정적을 깨는 짧은 말이 터져 나온다.
이날 쌀을 전달한 단체는 무의탁 노인을 위한 봉사단체인 ‘코리아 한마음회(이하 한마음회)’다. 울주군에서만 벌써 20년이 넘게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는 단체로 현재는 매월 울주군 12개 면을 순회하며, ‘자비의 쌀’을 전달하고, 무의탁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 불우이웃 돕기 장학사업 등 노인과 학생들을 위해 도움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20년의 세월이 말해주듯 회원수도 3천명을 훌쩍 뛰어넘어, 울산을 본부로 청송지부까지 이들 회원들의 손길이 뻗쳤다.
아무리 독지가라도 정기적으로 수십 포대의 쌀을 기증할 만큼 재력이 있는 사람은 드물다. 어떤 마음가짐으로 어떠한 활동을 하고 있는 지 한마음회 회장 석천(石泉·64) 스님을 만나 알아봤다.

노인사랑이 곧 나라사랑
한마음회가 기치로 내걸고 있는 것은 ‘노인사랑 나라사랑’이다.
물론 한마음회가 독거노인들만을 위해 헌신하는 단체는 아니다. 불우한 이웃을 위한 장학사업이나 환경보호 운동, 농촌 부흥 운동 등 다른 활동도 한다. 하지만 노인사랑을 기치로 내건 데에는 그만의 이유가 있다. 봉사에 대상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석천 스님은 봉사의 마음가짐에 효(孝) 사상까지 불어넣고 싶기 때문이다.
그는 “요즘은 2대로 구성된 핵가족이 대부분으로 옛날 대가족으로 3~4대가 모여살 때만큼 어른을 공경하는 마음이 줄어든 것 같다”며 “노인복지 정책에 나라도 나서고 있지만 보다 근본적인 ‘노인을 공경하는 마음’을 많은 사람들에게 전하고 싶었다”고 한마음회 발족 취지를 설명한다.

베풂을 기쁨으로 생각한다
문수산 절 인근에서 가난한 농부의 셋째 아들로 태어난 석천 스님은 출가한 지 올해로 11년째다. 당시 집안이 가난해 학교도 간신히 다녔다는 그는 학업과 집안 농사일을 하면서 ‘내가 돈 벌면 나처럼 가난을 겪고 있는 사람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다. 8세 때부터 경봉스님을 만나 법문을 배웠던 그는 학업을 마친 후 한마음회를 발족, 어릴적 생각을 실천으로 옮겨나갔다. 이후 틈틈이 배운 법문을 생활 속의 불교로 전파하려 출가를 결심, 11년전 스님의 길을 걷게 된다. 봉선사를 창건하고 주지스님이 된 그는 지금도 ‘좋은 일은 베풀어야 자신에게도 오기 마련이다’며 신도들에게 항상 봉사정신을 강조한다. 봉선사 옆 물레방아 가든은 무의탁 노인들에게 무료급식을 실시하기 위해 그가 지었다. 물론 가든 수익금 전액을 불우한 이웃을 돕는 일에 쓰인다.
이러한 스님의 마음가짐이 점차 주위에 알려지면서 많은 신도들이 동참하게 됐고, 이제는 주부, 직장인 할 것 없이 많은 이들이 그의 행보에 발맞추고 있다.
그는 “내 즐거움과 기쁨은 주는 데서 비롯됩니다. 남을 위하고 아끼는 마음은 결국 자신을 위하고 아끼는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성두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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