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들 힘드시죠? 다 잘될 겁니다. 힘들 냅시다!”

 

북구의 한 공사현장 옆에서 신호대기 중인 한 화물차. 뿌연 매연과 열기만 내뿜고 갈 것 같던 레미콘 트럭 뒤에는 ‘모두들 힘드시죠? 다 잘될 겁니다. 힘들 냅시다!’라는 문구가 걸려 있다.
한때 리터당 2000원까지 치솟았던 경유값에 운송업자들은 일을 할 수록 오히려 손해라는 말이 심심찮게 기사화됐다. 화물자동차 운전자 중 한 명은 한 방송 인터뷰에서 “흥청망청 쓰면서 돈이 없다면 내 잘못이다. 하지만 새벽별보며 시동을 켜서 모두들 잠든 밤이 되어서야 시동을 끌 정도로 밥먹고 운전만 하며 일하는데 오히려 월급이 적자라면 분명 뭔가 잘못된 게 아니냐”며 하소연을 한 적이 있다.
열심히 일하면 돈을 더 적게 버는 아이러니한 세상. 그래도 그들은 도로 위에서 시민들에게 힘을 내자고 한다. 화물자동차에 달린 작은 문구가 환율방어에 들인 돈보다 더 크게 느껴진다.

□ 글/사진 성두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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