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값 거품빼기 시민서명]
지난 11월 28일부터 경실련은 아파트값 거품빼기 시민서명을 받으며 ‘10만의 시민 서포터즈’를 모집, 주택정책 변화를 위한 시민운동에 나섰다.
“현실적으로 아파트 가격 급락은 절대 없어”
“1만 5천여 세대 대량공급… 분양가 잡힌다”

▣ 부동산 불패
참여정부는 11·15 부동산 정책까지 총 여덟 번의 부동산 정책을 폈다. 하지만 아직은 시민들이나 시민단체, 그리고 부동산 중개업소에서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믿지 못하는 분위기다.
부동산에 거품이 있다고 하나 수많은 정책에도 불구하고 사라졌거나 가라앉을 분위기라고 보기 어렵고 거품현상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 굳어질 수 밖에 없다는 부동산 불패에 대한 믿음이 아직도 있어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불신하는 이유 중 하나가 되고 있다.
한 통계조사에 의하면 아파트 값에 거품이 있다는 것에는 76.4%가 동의하지만, 한편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응답이 56.3%, 조만간에 떨어질 것이라 본 사람은 1.6%에 그쳐 거품이지만 한번 오른 땅값이 쉽사리 내려갈 것으로 기대하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러한 결과가 나온 요인 중 하나는 정부의 신중치 못한 발언과 잦은 정책변화에도 불구하고 내려가지 않는 부동산 가격 등의 정부불신도 한 몫을 한다.
한 부동산 중개인은 “부동산 정책이 아침 저녁으로 바뀌는 것 같아 새로운 정책이 발표되어도 믿음이 안간다”며 “매물을 내놓으려는 사람들도 잦은 정책변화에 헛갈려 아예 내놓지 않고 관망하고 있는 사람이 많다”고 말한다. 또한 울산이 투기 과열지구로 지정된 것에 대해서는 “울산뿐만 아니라 전국적인 현상으로 서울지역의 부동산 문제를 다루면서 덩달아 과열 분위기가 형성된 면도 없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관망세가 지속된다면 거품은 자연스레 굳어져 이것이 실거래가가 되지 않을 지 걱정이 앞선다. 벌써부터 거품이라고 믿고 있는 평당가격이 거래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거품을 없애기에는 늦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 실정이다.
신정동 한 건물에는 얼마전 매매가 이루어졌다. 이곳은 평당 700~750만원 했던 곳으로 얼마전까지만 해도 재개발·재건축 열풍에 휩싸여 땅값이 올랐던 곳이다.
하지만 거래는 평당 1000만원이 넘게 책정되어 이루어졌다. 이에 대해 한 중개업자는 “이제는 거품이 아니라 실거래가가 되고 있다”며 “부동산 불패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고 말한다. 한두 번 이렇게 거래가 이루어지다 보면 주변에서도 어느 정도의 가격은 받게 되리란 것을 기대하고 절대로 값을 내려 거래를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제껏 부동산 불패를 보아온 사람들은 설마 이렇게 오른 땅값이 정책적인 영향이 있다고 해도 크게 내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어 매물을 내놓지 않고 기다리는 사람도 많다. 양도세, 실거래가 등 정책은 많지만 그래도 부동산불패는 이어지리라 보는 것이다.
피해자는 올해 내집마련을 계획했던 실수요자들이다. 지금의 부동산 가격 폭등이 내년 중반까지는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여 내집마련을 조금 더 미뤄야하기 때문이다. 또한 지금의 정책으로도 안 되면 내년 대선 후보자들의 부동산 공약에 기대를 걸어서라도 집값에 대해 지켜본다는 입장과 이사철 나오는 매물에 관심을 가져야 할 것으로 생각돼 내년 초까지는 기다려야 할 입장이다.

▣ 부동산 정책
자고나면 일어나면 오르는 집값, 고분양가 행진에 정부는 ‘투기는 끝났다’고 선언했다.
이어서 11월 15일 투기과열지구에 대한 총부채상환비율 확대, 민간 아파트 분양원가 확대 등 많은 대책이 나왔다. 하지만 고심한 정부의 대책에 보란 듯이 하나하나 짚어가며 반박한 글도 다음날 각종 논설이나 부동산 전문가 칼럼에 소개됐다. 6억 초과 주택 구입시 갚을 능력을 따져 대출 한도를 정하는 총부채상환비율의 확대에 6억 초과라 울산은 크게 영향이 없다는 반응과 분양원가 공개에 대해서도 주택공급이 줄어들 수 있다는 등 다양한 반응이 나왔다.
울산 경실련은 믿었던 정부에 배반감을 느꼈다며 지난달 말부터 아파트값 거품빼기 운동으로 시민서명을 받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 경실련에서 제안하는 대책은 공공보유주택 20% 확충, 아파트 후 분양제도 도입, 선분양시 원가공개 등 네 가지다. 김창선 사무처장은 “아파트 거품에는 건설업자의 폭리가 있다”며 “다른 물가상승에도 불구하고 최근 6년간 아파트 평당가격이 세 배 정도 뛰었다는 것은 건설업자의 이득이 많았다는 것 밖에 없다”고 말한다.
일본의 부동산 거품 증발로 인한 경기침체설에 대해서는 “아파트 거품이 빠져 불황이 왔다기 보다는 다른 요인에 약간의 영향만 있었지 주요인은 아니다”고 답했다.
시민, 시민단체 등 많은 곳에서 터져나오는 부동산 문제에 대해 울산시도 지난 3일 분양가 자문위원회 설치, 신규 공급물량 조절 등 분양가 안정에 노력할 것이라는 대책을 발표했다. 시는 분양가 상승에 재개발·재건축이 많이 이루어져 수요증가로 이어진 것이 일시적 물량부족 현상을 일으키고 아파트 분양가 상승을 부추겼다고 보고 있다.
이는 아파트 공급 물량이 늘어나면 다시 안정권에 들어가 가격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것이다. 내년 한해동안 1만 5천 세대가 넘는 공급 계획을 세우고 울산시의 주택보급률이 10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해 각 구·군에서도 분양가 상승 억제를 위해 조치를 취할 것을 요청했다.

□취재/사진 : 성두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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