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신, 믿거나 말거나 성두흔 2007-07-26

[영덕흉가]<사진설명> 경북 영덕군 남정면 장사해수욕장 맞은편 산 끝에 위치한 영덕 흉가. 방송사는 물론 흉가체험 동호회에서 흉가체험 장소로 첫손에 꼽는 곳이다. 무속인 두 명이 이곳에서 밤을 지새우다가 한 명은 실종되고 한 명은 미쳐서 뛰쳐 나왔다고 할 만큼 귀신이 자주 출몰한다고 한다. 원래 이 건물은 1980년대 지어진 건물로 음식점, 술집, 절집 등으로 몇 번씩 용도와 주인이 바뀌었지만 모두 망했다고 한다. 이 터는 6·25 전쟁 중 근처에서 상륙작전을 펼쳤던 학도병들이 죽어 묻힌 곳이라고 전해진다. 위 사진은 흉가체험을 간 동호인들이 찍은 사진으로 동그라미 안의 흐릿한 형체가 귀신이라고 한다. ▷ 사진제공 : 디젤마니아(cafe.daum.net/dieselmania)

귀신, 믿거나 말거나
무더위엔 공포가 제격


여름이면 어김없이 찾아오는 공포물.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극장가에선 10여 편이 넘는 공포영화가 줄줄이 상영되고 있고, 텔레비전을 켜도 붉은 색 글씨에 공포특집이라는 글귀를 쉽게 볼 수 있다. 또한 한 방송프로그램 이후 유명해진 ‘자유로 귀신’에 대한 이야기가 인터넷 인기검색어로 등장해 무더위만큼이나 공포물의 열기가 대단하다.


여름이면 공포물이 인기인 이유
공포물을 접하는 사이 우리 몸은 머리카락은 물론 온몸의 털이 곤두서고, 가슴이 두근거리면서 오싹함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인간이 공포심을 느낄 때 나타나는 신체반응이다. 공포영화를 보는 사이 우리는 눈과 귀로 몸을 자극한다. 이는 교감신경을 자극해 땀이 나게되고, 이 땀이 증발하면서 체온을 낮추기 때문에 잠시나마 더위를 잊을 수 있다는 것이 일반적으로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이처럼 과학적인 이유 말고도 심리적인 이유가 있다. 답답하고 지루한 일상생활을 잠시 잊어보고자 하는 도피심과 현실의 어두운 이면을 보고 싶어하는 반항의 심리가 작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일상생활에서는 전혀 느낄 수 없었던 죽음과 삶의 극단에 이르는 상상력을 직접 눈으로 보면서 즐기는 일종의 쾌락으로 받아들이는 이들도 있다고 한다. 여하튼 과학적이든 심리적인든 이유를 불문하고 공포물은 싫으면서도 당기는 무언가가 있는 것은 분명하다.

흉가체험을 즐기는 이들
인터넷 카페 중 최근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카페는 단연 흉가체험 카페다. 올 여름 이색 여행지로 흉가에 가 보려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카페 회원들은 여행지로 이색 체험을 느끼는가 하면 매달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고 흉가를 찾는 카페도 있다. 매달 흉가를 찾거나 귀신 이야기에 빠져 있는 사람들을 보통 ‘호러홀릭’이라고 말한다. 말 그대로 공포에 빠져있는 사람들이다. 이들은 아이들이 단체로 죽은 보육원이나 전쟁터에서 수십 명이 학살당한 곳 등 귀신이 출몰한다는 곳이나 낮에 가기에도 꺼림칙한 으스스한 곳을 골라 그것도 밤에 찾아가기를 마다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이들이 특이한 퇴마사나 귀신을 보는 능력을 가진 이들은 결코 아니다. 회사에서 스트레스를 풀려고 하는 사람, 짜릿한 공포를 느끼고 나면 공포를 이겨냈다는 자신감을 느끼려는 사람들처럼 평범한 주변 사람들이다. 왜 이들은 극한의 체험을 하려고 할까. 이들의 대부분은 호기심으로 카페를 방문하거나 흉가를 찾는다. 하지만 한 두 번 경험을 하다보면 시간이 흐를수록 무서움을 덜 느끼게 되어 점점 더 무서운 곳을 찾아 나서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공포는 중독성이 있다고 말한다. 사람들이 무서운 경험을 하고나면 쾌감을 느끼게 되고, 점점 더 강한 자극을 받아야 몸이 반응을 하기에 더 강한 공포를 찾게 된다고한다.

호러홀릭
이들은 어떠한 사람들일까. 이들을 만나는 것은 그리 어렵지 않다. 인터넷에서 올 여름 흉가체험을 모집하는 카페가 많기 때문. 대표적인 카페로 카페이름이 ‘흉가체험’(cafe.daum.net/hy unggabest)’인 곳이 있다. 회원수가 2만 8천여 명으로 하루 방문자만 수천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는 카페다. 이 카페에선 자신의 귀신 경험담을 이야기하며, 이것으로 부족해 정기적으로 흉가체험을 떠나기도 한다. 벌써 40여 차례 흉가체험을 했으며, 오는 28일에도 흉가체험 계획을 세우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대부분의 카페와 마찬가지로 이 카페 역시 20살 이하는 절대 흉가체험을 할 수 없게 하고 있다.

빙의
술기운이나 단체로 재미삼아 흉가에 가본다는 사람들이 있다. 하지만 흉가를 자주 찾는 이들이 한결 같이 하는 말이 바로 ‘장난으로 가지 말라’는 것. ‘빙의’가 일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빙의란 형체가 없는 무엇에 의해 자신을 지탱할 수 없어 남에게 의지하고자 하는 것, 또는 어떤 강한 힘에 지배되어 자신의 생각과 의지대로 행동하지 못하고 타(他)의 힘에 의해 조종되어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 이상 현상을 일컫는다. 쉽게 말해 ‘몸에 귀신이 씐다’는 것이다. 때문에 흉가체험을 하는 카페에서도 아무나 흉가체험에 동반하게 하지는 않는다. 특히 미성년자는 절대로 참석을 하지 못한다. 이는 체험 중 빙의가 될 경우 사태가 커지기 때문이다. 한 카페 회원은 “흉가에 가서 재미삼아 분신사바를 하는 이들이 있지만 결코 해서는 안 된다”며 “빙의 현상을 미신으로 치부할 수도 있겠지만 이러한 고통을 겪는 사람들은 과학이든 미신이든 이 때문에 상당히 고생하게 된다”고 경고한다. 보통 빙의 현상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은 무당을 불러 굿을 한다든가 퇴마사를 찾는다. 천불사 태산스님이 운영하는 카페(cafe.daum.net/cjsqnftk 6799)에 찾아가 보면 이러한 빙의현상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이처럼 거짓인 줄 알면서도 무섭게 보는 공포영화, 믿든지 말든지 귀신을 볼 수 있다는 흉가 등 등골을 오싹하게 만들어주는 공포물들은 모두 여름이기에 사람들 입에 오르내린다. 무더운 여름, 개인마다 무더위를 극복하는 노하우로 시원한 여름을 보내보자.

공포체험 : cafe.daum.net/ghostggg
흉가체험(귀곡산장) : cafe.daum.net/hyunggabest
귀신닷컴(피한방울) : cafe.daum.net/dropblood
잔혹소녀의 공포체험 : cafe.daum.net/ndel
심령동호회 : cafe.daum.net/gusin
기묘한이야기 동호회 : cafe.daum.net/Ghost13
공포카페 : www.horrorcafe.co.kr
괴물딴지 : www.ddangi.com
공포를 즐기는 사람들 : www.horror.freero.com
호러월드 : www.horrorworld.pe.kr
귀신과 영혼의 실체 : www.spirittrue.com
미스테리를 찾는 사람들 : www.dkbilbo.com
공글모 : www.gongulmo.com
잠들수없는밤의기묘한이야기 : thering.8con.net
귀신들만의 저승넷 : cafe.daum.net/wjtmdspt

흉가 어디어디 있나?
영덕 흉가만큼이나 유명한 늘봄가든 흉가. 충북 제천시 봉양읍에 위치해 있다. 제천시와 봉양읍 사이 국도변에 위치한 3층짜리 폐업 식당으로 영업시절 여 종업원에게 주문을 하고 한참을 기다려도 식사가 나오지 않자 주인에게 항의를 했더니 ‘이 식당에는 여종업원이 없다’고 했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유명해진 곳. 또 들리는 소문에는 폐허가 되기 전 영업을 하던 사람이 이상한 일들이 자주 벌어지자 별별 대응에 소용이 없자 무당을 불러 굿을 하니 무당이 벌벌 떨면서 ‘저 귀신은 내가 어찌 할 수 없는 귀신’이라며 도망갔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 유명세에 몰려드는 사람들로 인해 제천시 홈페이지에 소개까지 된 곳이다.
이 외에도 대구의 한 대학 인근에 위치한 ‘경산안경 공장’도 귀신이 나온다는 곳으로 유명한 곳이다. 6·25 당시 양민학살 장소가 인근에 있어 귀신을 봤다고 하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이곳을 찾기 위해 인근 주민들에게 물어보면 많은 사람들이 가지 말라고 하는 말리는 곳이기도 하다. 또 다른 흉가로는 포항시 북구 장사면 지경리 화진해수욕장 근처, 경북 경주시 안강읍 근계 1리 안마골 근처 등이 있다.
□ 취재 : 성두흔 기자

'읽어보아요 > 세상따라 글따라' 카테고리의 다른 글

울산우편집중국 개국  (0) 2007.07.31
올리브삼겹살  (0) 2007.07.31
아이큐로봇 강좌  (0) 2007.07.21
전자앨범  (0) 2007.07.21
펜글씨  (0) 2007.07.14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