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지, 진하가 낙점된 이유 물이 맑다. 사람에 치이지 않는다 고로, 가족·연인들이 즐겨찾는다
연인들이 해수욕을 즐기기엔 복잡한 부산지역 해수욕장보다는 진하해수욕장처럼 물 맑고 사람많지 않은 곳이 좋다고 한다. 이번 휴가를 이곳에서 보내기로 결정했다.
8월에 접어들면서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이했다. 수개월 전부터 전국을 뒤지며 휴가지를 물색하고 제일 마음에 드는 곳을 찾아 팬션이나 민박 등 숙박시설을 예약하는 사람들. 보통 이들은 전국에 이름만 들어도 유명한 수십, 수백 곳의 휴가지 때문에 고민한다. 보통 휴가지를 정할 때 사람들은 알게 모르게 대도시를 제외하는 경향이 있다. 서울, 부산을 제외하더라도 대구, 광주, 대전 등은 휴가지로 그리 인기가 좋은 곳은 아니다. 깊은 곳, 사람들의 손이 덜 닿는 곳이 왠지 매력을 느끼는 듯 하다. 당연히 울산도 공단 이미지가 아직 남아있어 휴가지로 울산을 찾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울산을 거쳐 타 도시로 지나가는 사람들도 도로 위 이정표를 보고 역시 공단도시라는 이미지만 생각하고 떠난다. 자동차 몇 공장, 정유공장 등 무슨 공장 이름들이 이정표에 이렇게 많이 적혀 있는지 이 또한 낯설게 느껴진다고 한다. 본격적인 휴가철을 맞은 지금, 여름하면 그래도 해수욕장이 떠오른다. 그중 진하해수욕장을 찾은 사람들을 찾아 울산에서 휴가를 보내는 이유를 들어봤다.
진하엔 울산사람들만 논다? 울산에 살면서 여름 휴가를 타지로 가는 사람들은 모르긴 몰라도 아마 휴가를 떠나는 사람들의 절반은 넘을 듯 하다. 예전 한 신문기사에서 울산 사람들이 버는 돈의 절반 이상을 타지에서 지출한다는 소식에도 그리 놀라지 않는 이유가 있다. 왜 그런지 굳이 찾아보려 하지 않아도 자신의 휴가계획을 살펴봐도 ‘그렇구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다. 하지만 1년에 단 한 번의 휴가를 울산에서 보내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 그중 진하해수욕장은 인근 부산이나 포항 등 동해안의 유명 해수욕장에 밀려 유명세를 타고 있는 해수욕장은 아니다. 진하해수욕장 인근 민박을 운영하고 있는 이맹자(52) 씨는 “휴가가 이제 본격적으로 시작된다고 하지만 이틀전 대구 손님을 받은 게 전부”라며 “올해 처음 운영하는 민박이라 기대도 많았지만 울산 사람들이 대부분이라고 생각될 만큼 민박을 이용하는 사람들이 적다”고 말한다. 진하해수욕장을 찾은 권순형(북구. 31) 씨는 “진하는 그리 유명한 해수욕장이 아니고 부산 등 인근 해수욕장이 유명해 타지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는 것 같다”며 “경상도권 외에서 울산을 찾는 사람들은 대부분이 해수욕장보다는 정자쪽에 회를 먹으러 가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고 한다.
그래도 매력은 있다 하지만 휴가지로 울산을 택한 사람들도 있다. 이들은 처음에는 울산이 공단도시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지만 막상 와서 놀고 즐기는 사이 어느덧 울산을 머릿속에 최고의 명소로 생각할 만큼 울산은 타지 사람들에게 큰 매력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바로 우리 주위에 있어 그리 매력을 느끼지 못했지만 타지 사람들이 생각하는 울산의 매력은 만만찮다. 정자에서 간절곶까지 이어진 해안도로에서의 드라이브, 영남의 알프스로 유명해진 신불산, 봉계 불고기 단지, 반구대 암각화, 해가 제일 먼저 뜬다는 간절곶 등 울산에도 매력적인 곳이 한 두 곳이 아니다. 바다부터 산까지, 그리고 먹을거리, 볼거리 어느하나 빠지지 않는 곳이 바로 울산인 것이다.
1. 깨끗하다 진하를 찾은 사람들은 한결같이 물이 깨끗하다고 말한다. 6년째 여름 휴가면 다른 곳은 생각도 안 하고 바로 이곳 진하로 온다는 이진희(김해시 장유면) 씨 가족은 올해도 어김없이 가족과 함께 이곳을 찾았다. 이진희 씨는 “울산은 가까운 거리에 있다는 이점도 있지만 경치나 물이 좋아 휴가철이면 생각나는 곳”이라며 “진하해수욕장의 매력이라면 뭐니해도 단연 깨끗한 물”이라고 말한다.
2. 의외로 사람이 적다 깨끗한 물을 보고 사람들은 이렇게 좋은 곳에 왜 사람들이 많지 않을까 의아해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해수욕장하면 동해, 동해하면 강원도의 유명 해수욕장이 생각나기 때문. 울산 인근에 거주하는 사람들도 강원도가 멀어 못 갈 것 같다면 가까운 부산을 다음으로 생각할 정도다. 하지만 이러한 생각들 때문에 울산의 해수욕장은 그 매력이 있는 것이다. 바로 ‘의외로 사람이 적다’는 것. 이번 여름 휴가기간 동안 동해안을 따라 해수욕장을 거쳐오며 최종적으로 이곳 진하해수욕장을 선택한 이들이 있었다. 바로 강세동(부산. 27)·연미경(부산. 27) 커플. 이들은 부산에도 해수욕장이 있지만 굳이 해수욕장을 찾아 떠난 이유로 복잡함을 들었다. 강세동 씨는 “동해쪽으로 다니다가 최종적으로 진하에 머무르기로 했다”며 “이곳은 일단 경치는 좋은데 사람이 적다는 점과 둘이서 사람들에 치이지 않고 해수욕을 즐기기엔 이만한 곳이 없다”는 것을 그 이유로 들었다. 연미경 씨 역시 “바닷가에 들어가 조금만 수영해도 같이 온 사람을 못 찾을 정도”라며 “하지만 이곳은 그런 걱정이 없어 최종적으로 결정했다”고 말한다. 이는 타지 사람 외에도 울산사람들도 진하를 찾는 이유가 되고 있다. 이정구(울산 북구) 씨는 “다른 곳에서는 해수욕보다는 사람들에 너무 시달리다보니 그렇게 가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는다”며 “이곳은 사람들 때문에 그리 고생도 하지 않고 가족간 놀러와 해수욕을 즐기기에 그만”이라고 말한다. 여름철 해수욕장에 가면 사람반 물반이라는 말처럼 놀지도 못한다는 말도 있다. 때문에 일부 사람들은 휴가지로 해수욕장을 일부러 피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름하면 뭐니해도 해수욕장이 생각나는 것은 그만의 매력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 취재/사진 : 성두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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