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아빠1446
2007. 3. 5. 23:45
2007. 3. 5. 23:45
학원가는 지금 ‘홍보중’ |
성두흔 |
2007-03-0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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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학기를 맞이해 한창 바쁘게 돌아야 할 전단지 인쇄기가 멈춰진 상태로 놓여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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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학생 관리하랴 신규학생 데려오랴 욕 듣는 전단지보다 실용적인 학용품 인기
새 학년이 시작되는 3월, 학생들은 앞날에 대한 설렘으로 봄을 맞이한다. 새롭게 입학한 학교, 바뀐 반 친구들 등 모든 것이 낯설고 마음이 들뜬 때가 바로 3월인 것이다. 설레는 학생과는 반대로 학생들을 상대하는 학원가는 긴장을 하고 있다. 이는 학생들이 새마음, 새뜻으로 새로운 곳을 찾아 학원을 옮기는 사례도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학원가에선 기존 학생들이 떠나지 않게 붙들어야하고 더불어 새로운 학생들을 끌어들이는데도 신경을 써야한다.
▣ 내부단속부터 학원을 운영한 지 오래되었다면 굳이 입학식 때 학교 정문앞에서 홍보전단을 뿌리려 하지 않는다. 기존의 학원 이미지를 계속 이어나가는 방법에는 학원 학생들이 누구보다도 홍보도우미를 톡톡히 하기 때문이다. 새학기들어 성격이 활발한 학생들은 새로운 반 친구들을 두 명, 세 명도 자신이 다니는 학원으로 데려오기도 한다. 때문에 기존 학생들 관리에 신경을 더 쓰는 것이 학생들이 다른 곳으로 옮기지 않게 하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상담전화를 통해 학부모들과의 관계를 증진시키거나 기존 학생들에게 신학기 선물을 제공하는 것도 이러한 이유에서다. 일반 예능학원과는 달리 입시학원에선 보통 12월부터 집중 관리에 들어간다. 이 때는 수능, 고입연합고사가 끝났고 학교 시험도 내년 상반기까지 없다. 이 기간에 들뜬 학생들의 마음을 잡으려 학부모와의 상담전화를 매주 한 차례 이상하거나 다음 학년 진도를 서둘러 나가기도 한다. 학생들 단속에 신경을 쓰는 또 다른 이유는 입소문이다. 학부모들 사이에서 학원생 관리가 좋지않다는 평이 난다면 새학기들어 다른 곳으로 옮기려는 학생들도 그만큼 늘어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 홍보부터 내부 학생만을 단속하기엔 힘든 곳도 있다. 바로 개업한 지 1년도 채 안 되는 신생학원들이다. 작년 신학기를 놓쳤거나 아직 학원생 수가 손으로 꼽을 만큼 작은 곳은 입학식이 학원을 알리는 절호의 기회다. 이런 작은 학원들은 아직 학원이 있는지 조차 모르는 학부모들에게 학교근처에 이러한 학원이 있다는 눈도장 찍기에 바쁘다. 때문에 전단지는 물론 각종 홍보문구를 동원해 학원 알리기에 주력한다. 화봉동의 한 입시학원은 학원생 수가 50명을 넘지 않는다. 그래서 이번 초등학교 입학식에 홍보 전단 4000장에 알림장을 준비했다. 하지만 이러한 준비는 어느 학원이나 기본으로 준비하기에 또 다른 것도 준비중이다. 그는 “필통에 색연필까지 초등학교 가입학식을 찾은 학부모들에게 나눠주기도 했다는 말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한다.
▣ 전단지는 퇴물, 학용품으로 요즘은 집에 나갔다 들어올 때 먼저하는 일이 대문에 붙은 전단지를 떼는 일이다. 그만큼 전단지가 흔해져 그 광고효과는 그리 크지 않다는 것이 학원가에서 들리는 이야기다. 화봉동에서 인쇄소를 운영하는 김 모씨는 “신학기라 해서 특별히 주문이 늘지는 않는다”며 “전단지에 대한 나쁜 인식도 있어 자칫 돈 들여 인쇄한 전단지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경우도 있다”고 말한다. 옥동의 강효원 씨도 “이름난 학원에서 학교앞에 전단지를 돌릴 이유는 없다”며 “신규학원 외에 전단지를 찍어서 홍보하는 일은 많이 없다”고 말한다. 이는 전단지가 신규원생을 끌어들이기엔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원생을 모집하기 위해선 어떤 방법이 사용될까? 학교앞에서 나눠주는 것 중 최고의 선물은 학용품이다. 전단지처럼 길거리에 버려지지도 않고 쓰는 동안 계속해서 홍보가 되어서다. 인터넷 사이트 호수기프트의 한 관계자는 “학원에선 볼펜, 형광펜, 자, 가방, 포스트잇 등 학용품 위주로 많이 나간다”며 “지금은 입학시기에 맞춰 물량을 만드느라 눈코뜰새 없이 바쁠 지경”이라고 말한다. 학부모들 또한 학용품에 대한 반응은 좋다. 김영순(화봉동) 씨는 “대문앞이나 길거리에 붙어있는 전단지는 너무 많아 유심히 보지 않는다”며 “하지만 학용품은 연필 한 자루도 버리지 않게 된다”고 말한다. 현수막을 이용한 방법도 있다. 학원건물 외부에 부착하는 것에서 탈피해 아파트 입구에 며칠 걸어두는 방법도 있다. 물론 관리사무소의 허락이 있어야 하며 허락이 있더라도 기간이 정해져 있는 단점이 있다. 또 차량에 부착해 계속해서 아파트 단지 내나 번화가를 돌아다니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이러한 홍보방법에 회의적인 사람들도 있다. 학원 강사모임 카페에서 아이디 ‘lee799’를 쓰는 한 네티즌은 “학용품이나 신문 삽지를 이용하는 것보다 기존 학생들에게 파티를 여는 것이 더 좋을 수도 있다”며 “남들 다 하는 홍보방법으로는 신규학생을 끌어들이기에는 부족하다”고 말한다. 또 다른 네티즌은 “신학기에만 홍보하는 것보다 평소 화이트데이나 빼빼로데이 등 기념일에 원생 친구들을 데려와 파티를 열어주는 것이 더 좋다”는 의견도 있었다. 갖은 이색적인 아이디어로 홍보에 여념이 없는 학원가는 지금 신학기를 맞이하는 학생들만큼이나 새학기를 준비하느라 바쁜 시기임에는 틀림없다.
□ 취재/사진 : 성두흔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