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학번 없으면 한해

공칠수도…

성두흔 2007-03-08
[5일부터 3일간 울산대학교 상징탑 주변엔 새내기를 받기위한 동아리 가두모집 행사가 진행됐다. 또한 대학가 주변 상인들은 방학을 마친 대학생들이 새내기들과]
첫 등교 첫 행사 ‘동아리 가두모집’
토익·자격증 위주 동아리 인기

지난 2일 입학식을 시작으로 울산대학교 신입생 3,207명은 2007학년도 학사일정에 들어갔다. 저마다 꿈꾸는 대학생활이 있을 것이지만 아직은 대부분의 신입생들은 모든 것이 낯설고 어리둥절해 한다.
등교 첫날 이들을 반기는 이들이 있었으니 바로 동아리 가두모집 부스들이다. 새내기가 들어온 이후 첫 행사가 시작된 것이다.
동아리 연합회(이하 동연) 부회장 임재원(전기전자정보시스템공학부·02학번) 씨는 “동아리 연합회에선 이번 행사가 모든 동아리가 참여하는 가장 큰 행사”며 “새내기들에게 보는 즐거움과 참여하는 즐거움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행사 취지를 설명했다.
울산대학교에는 작년 1개 동아리가 줄어든 총 88개의 동아리가 있다. 저마다 각종 상패와 상징물을 가지고 나와 새내기를 받기 위해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자리를 지키며 홍보에 여념이 없었다. 하지만 사람이 많이 몰린 동아리 부스도 있는 반면 선배 몇 명만 앉아 있거나 아예 책상만 덩그러니 있는 부스도 보여 동아리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나타났다.
동연 부회장 임 씨는 “취업때문인지 해가 갈수록 공부쪽에 새내기들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며 “동아리 가두모집에서도 토익이나 자격증 등 취업에 관련된 동아리에 많은 신입생이 몰리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때문에 비인기 동아리에서는 가두모집 전부터 자구책을 마련해 이번 가두모집을 진행중이었다.
달마불자(불교동아리) 사무국장 유정훈(첨단소재 공학부·02학번) 씨는 “아무래도 종교동아리라는 점에 있어 새내기를 끌어들이기에는 약간의 어려움이 있다”며 “그래도 ‘달마야 놀자’라는 문구를 써붙여 쉽고 재밌게 즐길 수 있는 동아리인 점을 부각시키는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물론 자신의 취미에 맞는 동아리를 찾아 나선 새내기들도 있다.
공과대학 배인용 씨는 “물론 공부도 중요하지만 예전부터 해 온 태권도에 관심이 간다”며 “나와 같은 취미를 가진 사람들과 어울릴 수 있다는 것은 학부생활에서는 느끼지 못할 것 같아 아리랑(태권도 동아리)에 가입할 예정”이라고 가입 의사를 밝혔다.
이곳 울산대학교 총 학생수는 약 1만 2천 명 정도로 그 중 동아리 생활을 즐기는 학생수는 절반 이상인 약 7천 명 정도다.


새내기 덕에 매출 증가 기대
‘부어라 마셔라’보다 깔끔하게 한잔

새내기가 입학하기 만을 기다린 사람은 재학생 말고도 더 있다. 바로 방학기간 동안 매출을 올리지 못했던 대학가 주변 상인들이다. 대학가라서 방학 때는 매출을 올리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지만 일년 중 지금이 매출을 가장 많이 올리기 때문이다.
내부 인테리어도 젊은이들에 맞게 바꾸고 메뉴도 새로 개발하는 등 지금 대학가는 07학번 새내기들을 맞이하기에 여념이 없다.
울대앞 ‘마포 牛 갈비살’ 종업원 오옥자 씨는 “입학식 이후 매출이 점차 증가하고 있다”며 “지금은 단체손님이 가장 많고 일년 중 매출도 가장 많은 시기”라고 말한다. 앞으로 계속 신입생들을 상대하려면 처음 오는 손님을 단골로 만드는 것도 중요해 더욱 신경을 쓰게 되는 것도 사실이다.
20년 가까이 학교앞에서 막걸리집을 운영하고 있는 ‘마실(구 명진)’ 식당 주인은 “오랜 세월 학생들을 받아보니 술 먹는 분위기가 예전과 많이 바뀐 것 같다”며 “학년이 어릴수록 술을 덜 먹고 먹더라도 흥청망청 먹기보다 깔끔하게 한잔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고 말한다.
술을 먹는 분위기도 많이 변했다. 예전 선후배의 돈독한 정을 확인한다며 반 강제적으로 술을 먹이던 것은 많이 사라졌다. 오늘날 개성이 중시되는 만큼 자신이 싫으면 싫다고 당당히 말하는 새내기들도 많으며, 술먹는 시간이 길어지면 1, 2학년일수록 먼저 집에 가는 경우가 많다.
이효철(02학번) 씨는 “예전 새내기일 때처럼 지금 새내기를 대했다간 불량선배로 찍힐 수도 있어 그냥 분위기에 맞게 흘러가기로 했다”고 말한다.
그래도 상인들은 술자리는 줄고 먹는 양도 줄더라도 가격은 원재료 값이 올라도 함부로 올리지 못한다.
호프집을 운영하는 한 지배인은 “맥주나 소주 한 짝 들어오는 가격이 개당 100~200원 정도 상승했다고 가격에 더 추가할 수는 없다”며 “대학가는 싸다는 인식이 있어 가격을 자칫 잘못 올렸다간 학생들에게 외면받을 수 있다”고 말한다.
요즘 대학생들은 술도 많이 먹지 않아 대학가라는 이점이 없다는 말도 있다. 하지만 이렇게 변해가는 대학가의 모습에도 ‘새내기’라는 젊음을 나타내는 이들이 있어 대학가는 언제나 젊다.

□ 취재/사진 : 성두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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