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의 마지막 밤 "오늘 저녁엔 무엇을 하시나요?"

 

지금도 기억하고 있어요 / 시월의 마지막 밤을
뜻모를 이야기만 남긴채 / 우리는 헤어졌지요
그날의 쓸쓸했던 표정이 / 그대의 진실인가요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 잊혀져야 하는 건가요…
‘잊혀진 계절’ 노래가사  中

 

80년대 초반 당시 무명의 신인 가수였던 이용을 부동의 스타 반열에 올려놓은 <잊혀진 계절>은 27년이 지난 지금도 10월의 마지막 날이면 그때 전성기 못지 않게 전국에서 울려퍼지는 곡이다. 이는 ‘단일 국가 내의 단일 곡(대중가요 곡) 중 최다 일일 방송곡’이라는 타이틀로 기네스북에 등재돼 있을 정도다.
이 노래를 부른 가수 이용 역시 10월부터 하루 4~5개의 스케줄을 소화하다 31일 마지막 날이면 몸이 열 개라도 모자란다고 한다. 한 신문사 에서 어렵게 이용 씨와의 인터뷰에 성공했는데 그는 “9월말부터 하루 몇 시간밖에 못 잘 만큼 스케줄이 넘쳐난다”며 “10월 31일은 오토바이도 준비했을 정도로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27년이 지난 지금 유독 이 노래가 10월에 사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단지 ‘시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가사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내적으로는 작사가 박건호 씨의 춥고 외로웠던 시절, 젊음의 열병과 사랑의 시련, 그리고 현실의 장벽을 표현했다는 점이 가을 분위기에 어울리기도 하고, 외적으로는 박정희 사망(10월)으로 정치적 양자인 전두환 군부독재시절 10월이면 이 노래 가사를 바꿔 부르면서 군부독재시절의 종말(10·26)을 원하기도 했다는 설이 있다. 분명한 것은 흥겨운 노래는 아니라는 점이다.
이는 계절과도 맞닿아 낭만의 계절 가을에 옛사랑을 생각하든 옛 추억을 떠올리든 이 노래 하나로 옛날을 회상하기에는 그만인 것이다.
오프라인에는 친구, 연인들과 특별한 날을 보내고 싶어하며, 온라인의 각종 모임 역시 31일 모임을 억지로라도 만들어 만나고자 하는 모습이 많이 눈에 띈다. 특히 31일이 금요일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만남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어디서 무엇을 할까
일단 ‘시월의 마지막 밤’이라는 주제로 열리는 문화광장(대표 김학주)의 정기공연이 눈에 띈다. 1부 메인 무대로 박은진 밸리댄스 아카데미 회원들의 화려한 댄스를 시작으로 2부에는 팝페라 가수 박경수, 클래식 기타 연주가 정호준 씨 등의 공연이 이어질 예정이다. 깊어가는 가을, 추억과 함께 사람마다 간직한 아름다움이 어떻게 표현되는지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또 전하 1동에서는 메밀꽃과 함께하는 ‘10월의 마지막 밤 전하 1동 바드레 축제’가 오후 6시부터 바드레 공원에서 개최된다. 주민자치센터의 공연과 마술, 색소폰 연주, 통기타 연주 등이 예정돼 있다. 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에서는 울산국악실내악단 소리샘의 정기공연이 예정돼 있으며, 울산대공원 남문 광장에서는 독서의 계절에 맞는 도서교환전이 오후 2시부터 열린다.
단풍도 절정에 달하면서 내장산 단풍 부부사랑축제가 전북 정읍에서 31일부터 펼쳐지는 등 전국 어디 산이나 단풍놀이에는 그만일 것으로 전망된다. 또 울산대학교와 북구청 광장에서는 가을 국화 전시회가 열리고 있으며, 동구 대왕암 공원으로 향하면 최근 가을을 맞아 만개한 억새의 물결을 동해바다 수평선을 배경으로 즐길 수 있다. 특히 해질 무렵이 장관이다.
□ 취재 : 성두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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