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아빠1446
2007. 6. 12. 15:22
2007. 6. 12. 15:22
우리 고장 현충시설 탐방
② 일가 4형제 추모비 |
성두흔 |
2007-06-1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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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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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국보훈의 달 우리 고장 현충시설 탐방 ② 일가 4형제 추모비
울주군 두동면 구미리에는 일가 4형제를 추모하기 위한 묘비가 세워져 있다. 일가 6형제 중 3명은 6·25에 참전하여 목숨을 잃었고, 막내 또한 베트남전에 참전해 목숨을 잃었다. 지금은 넷째 이부근(70. 울산 남구) 씨가 현충일이면 ‘형제 추모비’를 찾아 형제들의 넋을 기리는 추모제를 열고 있다.
남구 신정동에 거주한 경주인 이재양 선생과 류분기 여사 사이에 태어난 장남 민건(육군 하사)과 차남 태건(육군 상병), 삼남 영건(육군 일병)이 6·25 전쟁에서 분전타가 전사하였고, 육남 승건(해병 중사)은 월남전에 참전하여 자유의 수호신으로 산화하였으니 4형제가 순국하였고, 이들을 호국의 간성(나라를 지키는 믿음직한 인물)으로 길러내신 부모 또한 국가 안전보장에 기여한 공로로 보국훈장을 수여하였으니 일가 6인이 국가유공자로 추앙되어 두동면 구미리 뒷골 못 위에 부모형제 묘역을 조성하였으니 어찌 성지라 하지 않으리요. - 일가 4형제 전사 국가유공자 묘역 안내문 -
전후세대들이 생각하는 현충일은 어떤 것일까. 한 조사에 의하면 순국한 애국선열과 국군장병의 넋을 기리기 위해 제정된 현충일이 올해로 52회째를 맞았지만 이러한 현충일을 모른다고 대답한 사람들이 우리 나라 국민의 15%나 된다고 보도해 적잖은 충격을 던졌다. 하지만 전쟁을 경험한 사람들에겐 현충일이 결코 잊지 못하는 날일 것이다. 그중 6·25 전쟁을 비롯해 베트남전까지 수십년 전의 일이 한 사람에겐 평생을 잊지 못하는 가슴아픈 일이 된 경우가 있다. 바로 4형제가 전쟁터에서 목숨을 잃고 그의 부모님까지 그 충격으로 목숨을 잃어 지금은 가족 중 한명만이 홀로 4형제와 부모의 넋을 기리고 있기 때문이다.
형, 동생, 그리고 부모님까지 울주군 두동면 구미리에는 4형제 추모비가 있다. 이곳은 이원찬(1959년 사망), 류분기(1972년 사망)씨 부부의 육형제 자녀들 중 장남과 차남, 삼남이 한국전쟁에서 국가를 위해 싸우다 전사했으며, 막내 또한 해병으로 월남전에 참전해 산화한 국가유공자를 기리기 위해 추모비가 있는 곳이다. 장남 민건(육군 하사)씨와 차남 태건(육군 상병)씨, 삼남 영건(육군 일병)씨는 한국전쟁이 발발하자 육군에 입대, 금화지구와 철원지구 전투 등에서 전사했다. 당시 이씨의 나이는 13세로 나이가 어려 전쟁에 참여하지 못했다. 막내 동생인 승건(해병 중사. 당시 나이 23세)씨는 해병2사단 청룡부대원으로 베트남전에 참전, 쾅나이지구에서 전사했으며 이 때 이 씨의 나이는 30세였다. 그의 어머니가 1971년 네 아들을 나라에 바친 공을 인정받아 당시 정부로부터 보국훈장 천수장을 받았지만 형제를 잃은 슬픔을 달랠 수는 없었다. 이 씨의 아버지는 세 아들의 전사통지서를 받고 화병으로 세상을 떠났고, 어머니 역시 막내 아들이 베트남전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을 듣고 앓아누웠다가 결국 6년만에 아들곁으로 세상을 떠났다. 이처럼 한 가족이 나라를 위해 직간접적으로 목숨을 잃은 것이 이 씨에게는 50년이 넘은 세월이지만 여전히 잊지 못하는 일이 되고 있다. 한 신문사 인터뷰에서 이 씨는 “어떻게 전장에서 네 명의 형제가 다 죽을 수가 있는지 믿기지가 않는다”며 “지금도 형제들이 어디선가 꼭 살아있을 것만 같다”고 말했다. 특히 막내 동생인 승건씨는 베트남 파병 하루 전에 알아 그 때 말리지 못한 것을 두고두고 후회한다는 말은 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올해는 11번째 추모제 이들을 추모하기 위해 세워진 4형제 추모비는 매년 형과 동생 등 4형제의 추모행사를 주도하고 있는 4남 이부근 씨가 형제의 넋을 위로하고 자라나는 전후 세대에게 산 교육의 장으로 영구보전하기 위해 부모 묘소앞에 4형제 추모비를 세웠다.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형제들과 부모님을 위해 그 이름이라도 후세에 남겨야겠다는 생각에 1997년 첫 추모제를 지냈다는 그는 이후 4년간 이 씨의 자비로 추모제를 열다가 이후에는 지방자치단체와 국가보훈처의 지원을 받게되어 현재는 매년 300~400명 정도 참석하는 큰 규모의 추모제가 되었다. 또한 유족과 일가 4형제 국가유공자추모회 등은 울산보훈지청 등의 후원을 받아 내년에 묘역 인근 빈터에 4형제의 넋을 기리기 위한 추모정을 건립할 예정이다. 지난 6일에는 52회 현충일을 기념해 염창섭 울주군수와 강길부, 정갑윤 국회의원, 김철욱 울산시의회 의장과 4형제의 유족과 보훈단체 관계자 등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11회 추모행사가 엄숙히 진행됐다. 김선기 울산보훈지청장은 추념사에서 “어려움속에 나라를 위해 희생한 4형제의 넉을 기리기 위해 매년 추모행사가 마련된다”며 “이들 4형제에게 진심으로 머리숙여 감사드린다”고 애도의 뜻을 전했다. 이 씨는 매년 현충일을 기념해 추모제를 여는 것 외에도 수시로 호국정신 현장교육을 위해 ‘4형제 묘역’을 찾는 학생들에게 호국정신을 설명하는 일을 하고 있다. 이 땅을 밟고 있는 세대들에겐 ‘자유’라는 단어가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이 단어로 치부될 지 모르지만 이 ‘자유’를 위해 목숨을 바친 호국영령들을 생각하면 형제들이 흘린 피를 비롯해 수많은 호국영령들에게 6월 한달만이라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취재/사진 : 성두흔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