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아빠1446
2007. 2. 15. 22:53
2007. 2. 15. 22:53
한복 언제 입었더라? |
성두흔 |
2007-02-1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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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성, 이기영 부부는3월 11일 결혼식을 앞두고 있다. 며칠 전 맞춰둔 한복을 입어보기 위해 중앙시장을 찾은 이들 예비부부는 어색하지만 처음 입어보는 한복?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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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명절 앞두고도 한복매장 한산 ‘불편해서 안 입는다’ 언제적 생각인지…
이틀 후면 민족 최대의 명절 설날이다. 이번 명절 연휴는 예년보다 짧은 3일이지만 그래도 설날이라고 하면 괜시리 기분은 좋다. 세배와 그에 따라오는 세뱃돈, 차례 후 먹는 음식, 유난히 반가운 친척들, 까치, 윷놀이, 떡국 등은 공통적으로 생각나는 기분 좋은 단어들이다. 또한 설날을 집에서만 보내지 못하는 이유도 있다. 며칠간 설날만을 기다리며 아껴두엇던 새옷, 즉 설빔이다. 설날 새옷을 입는 것을 보통 설빔이라 하는데 사람들은 보통 한복으로 생각하고 옛부터 즐겨 입었다. 거리 곳곳에 한복입은 사람들을 심심찮게 만날 수도 있는 날도 이날이다. 하지만 요즘은 경제적인 사정이나 개인적인 불편함 등 여러 이유로 한복이 외면받고 있다. 일년에 단 몇 차례를 입는다고 해서 사지 않는 경우가 있고, 한복이 있더라도 고향길을 가지 않는 이상 잘 입지 않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한복을 즐겨입자는 취지에서 활동하기 편하고 색상도 화려해진 개량한복이 등장한 지도 꽤 됐다. 여자 한복에선 고름을 없애고 속치마, 속바지 등 겹겹이 입지도 않게 되었고, 남자 한복에선 버선을 신고 매어주던 대님이 고무줄이나 일명 찍찍이로 바뀌는 등 실용성이 배가 돼었다.
▣ 한복을 팔고 사는 사람들 설을 일주일 정도 앞둔 9일 한복하면 떠오르는 중앙시장 2층 상가를 찾았다. 한복을 맞춰주며 바쁜 일손에 사람들로 북적할거란 생각은 들어서는 입구에서 싹 없어졌다. 예년처럼 주단들은 빼곡히 자리잡고 있지만 정작 찾는 손님은 손으로 꼽을 정도. 평일 낮인 것을 감안하더라도 명절을 앞뒀다기보다 평상시와 다름 없었다. 20년 넘게 이곳에서 장사를 했다는 한 상인은 지금은 쉬고있다. 물론 장사가 잘 됐으면 여전히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는 “예전 중앙시장하면 집안의 대소사부터 명절에 이르기까지 큰일거리를 준비하는 곳으로 유명했다”며 “집집마다 다르지만 예년에 비해 명절이라해서 한복을 찾는 손님이 눈에 띄게 준 건 확실하다”고 아쉬움 섞인 말을 한다. 또 백조주단의 조옥래 씨는 “많이 찾던 아이들 한복도 대형할인마트에서 금방 구입할 수 있어 더더욱 찾지 않게 됐다”며 “한 매장에 하루 한 두 명 정도가 많이 오는 날이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명절에도 한복을 찾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주단을 운영하는 한 직원은 “한복에 대한 선입견 때문이 아닐까”하고 말한다. 한복의 색상, 디자인은 봄 가을로 변하는데 사람들은 한복하면 불편하다는 이미지를 고수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의 말처럼 사람들은 보통 집안에 큰일을 치루지 않는 이상 한복점을 찾지 않는다. 입어본 사람은 모를까 한번도 입어보지 않은 사람조차 한복은 불편하다 말한다. 과연 가죽 허리띠를 꽉 조여매고 어깨를 들썩들썩 해야하는 상의, 대여섯 개의 단추를 잠그고 목을 옥죄는 넥타이와 비교해 한복이 더한 불편함을 주는 것인지 사뭇 궁금해진다. 이날 예비신부의 한복입은 모습에 눈을 떼지 못하던 예비신랑 노태성 씨는 “만날 정장입은 모습을 보다 한복 입은 모습을 보니 전혀 다름 느낌이다”며 “직접 입어보니 넓은 줄 알았던 소매도 생각보다 좁고 편하다”고 만족해했다.
▣ 변화하는 한복 최근 몇년간 황진이, 주몽, 대조영 등 사극 드라마가 인기를 끌고 있다. 때문에 그 속에 등장하는 배우들의 화려한 색상의 한복도 줄거리 외에 또 하나의 관심거리로 등장했다. 이는 전통한복이란 점에서 더욱 주목할 만하다. 최근엔 색상 또한 밝고 화사한 느낌의 색상이 주를 이룬다. 백조주단 조옥래 씨는 “올해 한복은 홍시색, 앵두색, 동백색 등 화사한 색상이 유행이다”며 “여기에 화려한 꽃무늬나 수 등이 놓인 것들도 인기”라고 말한다. 디자인은 저고리 고름을 짧게 하거나 치마 자체가 원피스 형식으로 되어 저고리를 벗으면 평상복의 느낌을 주는 한복도 있다. 또한 두루마기가 외출에 불편하다는 결점을 보완해 배자(한복 위에 덧입는 조끼처럼 생긴 옷)가 겉옷의 기능까지 겸한 것도 있다. 전체적으로 복고풍에 색상은 화려해진 것이다. 예와 전통을 입는 옷 한복. 평상복의 개념보다는 예복의 의미가 더 강해졌지만 이번 설 명절에는 한복을 입고 거리를 나서는 것도 뜻깊은 명절이 되지 않을까.
□ 취재/사진 : 성두흔 기자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