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현대화 사업을 마친 남창장의 모습

 

온양읍지에 실린 과거 남창장날 모습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기 전 남창장의 모습


 

 

 

편집자 주
현대화 사업이 시작된 지 벌써 7년째인 남창장. 재래시장 현대화 사업에 남창장의 모습은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은 사람들이 못 알아볼 정도로 변했다. 하지만 3일과 8일이면 아케이드 지붕아래 철컹철컹 남창역을 지나는 열차소리와 쿵짝쿵짝 상인의 발박자 손박자 소리에서 수백년이 흐른 지금도 전통 재래시장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다.

 

 

조용한 시골마을 간이역인 남창역에는 매달 3일과 8일이면 오늘 팔 물건을 머리에 이고 손에 들고 남창장을 찾는 상인들의 발길이 새벽부터 이어진다. 인근 마을에서 새벽기차를 타고 역앞에는 물건을 정리하는 상인들 사이로 철컹철컹 기차출발 소리와 함께 '뻥'하는 소리가 멀리서 들려온다.

사람반 보따리 반을 실었던 기차가 떠나자 멀리서 "뻥" 요란한 소리가 시장을 가득 메운다. 소리의 주인공은 남창장 명물인 '이동박상 튀김' 김도열(56?양산시 동면 석산리) 사장.

그는 "17년동안 수백만번 '뻥'소리를 들은 상인과 손님들은 이제 놀라지도 않는다"며 "덕분에 10분에 한 번씩 부담없이 박상을 튀길 수 있어 마음이 편하다"고 말했다.

남창장의 상인들은 대부분 김 사장처럼 20여년 가까이 장사를 하고 있다. 때문에 상인들은 복잡한 시장통에도 누가 어디서 무엇을 팔고 있는지 자신이 펼쳐 놓은 좌판처럼 훤히 알고 있다.

장날 새벽 5시면 도라지와 상추를 가지고 온다는 최모(75) 할머니는 "내 주위 할머니들이 몇 시에 집을 나서서 무엇을 파는지 훤히 안다"며 "각 마을마다 자리를 잡고 장사를 하고 있어 복잡한 것 같은 시장 속에도 엄연히 질서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최선화(47?울주군 온양읍) 씨는 "이곳에는 없는 게 없어 물건을 사지 않고도 구경삼아 장날에 나오는 일이 많을 정도"라며 "아이들 학용품을 비롯해 밑반찬거리까지 한 바퀴만 돌면 모든 것을 살 수 있는 것이 이곳 장날의 매력"이라고 말했다.

남창장은 1700년대 후반에 생겨나 1935년 12월 남창역이 생기기 전까지 우(牛) 시장으로 유명했다. 이후 점차 인근 남부 6개(온양, 온산, 서생, 청량, 장안, 웅상) 읍면의 교통 중심지가 되면서 각지의 잡화상이 모여들어 지금의 만물 장이 서게 됐다.

초기에는 여느 시장처럼 남창역 앞 골목과 골목 사이에 형성됐으나 1961년 이병준 면장이 재임시 농경지에 남창천의 자갈과 모래를 매립해 장옥과 장외 시장으로 조성했다. 이후 시장번영회가 조직돼 편의시설 등이 집중 보강됐다.

이후 남창역 인근 온양읍 남창리 146번지 일원에 부지를 따로 마련한 것이 오늘날 남창장의 모습이 됐다.

 

지난 2000년에서 많은 인파로 인해 사업비 8000여 만원을 들여 시장 바닥을 콘크리트로 포장했다.

2001년에는 울주군이 사업비 17억 5000만원을 들여 총 1938㎡ 규모의 아케이드를 설치했다. 내년부터는 주차장 확보 등 부지 확장 위주로 현대화 사업이 진행된다. 또한 닭싸움과 풍악놀이 등 전통놀이를 재현해 남창시장을 볼거리와 놀거리가 함께 하는 전통재래시장으로 탈바꿈시킬 예정이다.

남창장 최동규 상인회장은 "6개 읍면 850여명의 상인들이 이곳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며 "장날마다 약 5000명의 손님이 찾아 1년 매출이 90억원에 달하는 울산 최대 규모이다"고 말했다.

이렇게 울산 최대규모를 형성할 수 있었던 이유는 종합 재래시장으로 물품구입 판매 수송이 용이하고 주차시설이 잘 돼 있으며 시장 번영회가 구성돼 시장청소, 교통정리, 각종 민원에 관련된 문제들을 사전에 해결하기 때문이다. 

이에 남창장은 기존 3?8일장에서 1?3?8일장으로 늘인 뒤, 2011년께 상설시장으로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곳에 대형 할인점이 들어오지 않는다는 보장이 없어 이에 대비해 노력하고 있다"며 "상인교육과 기념행사 등을 통해 경쟁력을 키우고 상설시장으로 변화해 전통재래시장의 맥을 이어 가겠다"고 말했다.

/성두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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