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안아빠1446
2007. 1. 2. 23:24
2007. 1. 2. 23:24
어? 주례가 없네! |
성두흔 |
2007-01-0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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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7일 주상덕·이근희 씨의 결혼식이 일산웨딩홀에서 열렸다. 이날 참석한 하객들은 결혼식 내내 신랑신부의 얼굴을 볼 수 있었다. 바로 주례가 없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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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루한 주례사 대신 신랑 노래·신부 답사로 하객들 얼굴보며 만들어가는 예식 진행
▣ 예식 진행은 우리가 며칠 전 일산 웨딩홀에서는 이색적인 예식이 진행됐다. 이색적인 만큼 이날 참석한 하객들의 눈이 휘동그래졌다. 이날의 결혼식은 과감함과 개성, 그리고 재미까지 겹친 개성만점의 결혼식이 진행된 것이다. 보통 주례사 위주로 진행되는 예식에서 탈피해 신랑신부 위주로 예식 진행 형태를 바꾸어 주례사가 아예 등장조차 안 하는 결혼식을 올렸다. 새겨들으면 주옥같은 말이지만 흘려듣기 십상인 주례사 대신 예비 부부가 함께 하는 혼인서약, 신랑의 노래, 신부의 답사, 양가 부모님의 당부말씀 등 각종 이벤트가 하객들과 함께 진행됐다. 가만히 앉아 입장과 퇴장, 그리고 축가를 듣던 일반적인 예식 진행에서 변형된 형태다. 이러한 아이디어를 제안한 사람은 이날 사회도 맡은 이미정 웨딩플래너다. 이러한 결혼식을 제안한 이유에 대해 이미정 씨는 “보통 예식이 진행되면 하객들은 신랑신부 뒷모습만 한참동안 보게 된다”며 “신랑신부, 그리고 하객까지 같이 만들어가는 예식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 말처럼 이날 신랑신부는 시종일관 하객과 얼굴을 마주보며 식을 진행했다. 호응도도 높아 예식장에 들어온 하객들이 이리저리 왔다갔다하는 모습은 많이 보이지 않았다. 당황한 것은 이날 예식장 주최측이다. 웨딩플래너가 도착하고 사전 점검을 하는 동안 식 진행이 달라 준비를 어떻게 해야 할지 망설이는 감이 없지 않았다. 한 관계자는 “이 예식장에서는 이러한 방법의 예식이 처음 진행되는 거라 조금은 당황된다”며 “이것도 하나의 경험으로 지켜보는 재미가 남다르다”고 설명한다.
▣ 하객들, 처음엔 조금 당황 한 두번 예식장을 다니다보면 몇 달만 지나도 그 예식에 내가 갔었는지 궁금할 때가 있다. 사람만 바뀔 뿐이지 진행순서가 매번 비슷해 빚어지는 결과다. 하지만 이날 예식에 참석한 사람들은 이번 예식만큼은 기억에 남았다. 한 하객은 “좀 늦게 들어왔는데 주례가 없어 식이 다 끝난 줄 알았다”며 “처음 접하는 거라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개성넘치는 부부같아 잘 살것 같다”고 덕담을 아끼지 않았다. 신랑의 이모되는 분도 “어제 저녁에 주례가 없다는 것을 들었다”며 “진행이 어떻게 될지 궁금했는데 노래도 하고 얼굴을 계속보면서 재미있게 진행되는 것을 보니 괜찮은 예식 방법 같다”고 말했다. 이날 예식에는 양가 부모님이 며느리, 사위될 이날 주인공에게 덕담도 할 수 있는 순서가 마련되었다. 신랑측 부모님은 이날 참석한 하객들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더불어 며느리 자랑, 결혼 축하 메시지가 이어진 반면, 신부측 부모님은 시집가는 딸이 앞에 서자 눈물부터 보이며 말을 잘 잊지 못했다. 촬영기사는 “울산에서는 한 두번 주례없는 결혼식에 참석해봐서 당황스러운 것은 없었다”며 “신세대인 만큼 개성넘치는 결혼식이 더 추억에 남는 일일 것이다”고 말했다. 또 하나 특이한 점은 예식 순서가 일반 예식과는 달라 식순을 따로 하객들이 볼 수 있도록 마련해 놓은 점이다. 다음 어떤 순서가 이어지고 식 진행이 어디만큼 진행되었는지 알아야 보는 재미도 그만큼 늘어 웨딩플래너는 하객들의 반응이 좋아 계속적으로 제작할 예정이다.
▣ 이색적인 예식 “하객들이 낯설어 하는 것이 오히려 더 좋아요. 매번 비슷한 결혼식에 참석하다보면 신랑신부에게는 뜻깊은 날이지만 무뎌질 수가 있거든요. 관심을 유도하고 재미있게 진행하는 것이 하객들에게도 오늘의 주인공에게도 다 좋은 것 같아요.” 이미정 웨딩플래너는 이날의 결혼식이 완벽하진 않았지만 만족할 만큼 성공적으로 진행된 결혼식이라 설명한다. 주상덕·이근희 부부 또한 “이색적인 결혼이라 시도해보고 싶었다”며 “준비한 마술은 못했지만 노래도 부르고 참 재미있게 시간이 흘러간 것 같다”고 이날의 기분을 표현했다. 이처럼 아직 울산에서는 이러한 결혼식이 몇 번 진행되지 않아 낯선점도 많다. 그래도 낯선만큼 관심도 유도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새로운 것을 잘 받아들이는 울산의 특성상 이러한 방식의 예식말고도 더욱 새로운 이색적인 예식이 앞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미정 씨는 며칠 후에도 주례없는 예식이 진행될 예정이고 앞으로도 이색적인 결혼식을 많이 진행할 계획이다. 최근 효도상품으로까지 등장한 리마인드 웨딩(결혼식을 올리지 못한 부모에게 예복을 입혀 사진촬영 등 간단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나 재혼 커플을 위한 예식, 그리고 야외에서 한다면 더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수도 있다는 것이 웨딩플래너의 설명이다.
□ 취재/사진 : 성두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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