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라, 이 길에서

2010 제주올레 걷기축제

 

자연과 문화, 역사 그리고 사람이 수놓는 세계인의 걷기축제가 제주도에서 열린다. 올해 처름으로 열리는 이번 걷기 축제는 오름과 바다, 돌담이 어우러진 제주올레를 천천히 걸으며 제주의 자연을 온몸으로 느끼고, 길 위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체험하며, 제주의 속살을 맛볼 수 있다.

특히 축제기간 동안 제주올레가 지나는 각 마을에서는 제주의 싱싱한 먹을거리로 만든 다채로운 음식과 제주의 전통 문화 등 각종 공연 및 행사가 열린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 제주 올레에서 열리는 세계인의 걷기축제를 향해 신발 끈 동여매고 떠나자, 그리고 행복을 느껴보자.

 

아름답고 느림의 길 제주올레

제주도는 바다, 폭포, 절벽, 동굴, 오름, 넓은 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아름다운 화산섬이다. 날씨가 순하고 부드러워 걸어서 여행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기도 하다. 매 계절마다 특유의 빛나는 색감을 보여주는 제주도는 온 들에 흐드러지게 피어난 연갈색 억새가 바람결에 흔들리는 모습을 선사한다.

올레는 거리 길에서 대문까지, 그리고 집으로 통하는 아주 좁은 골목길을 지칭하는 제주도 말로 제주사람들이 태어나 세상과 소통하기 위해 맨 처음 내딛는 길을 말한다. 이에 올레라는 뜻으로 이름 붙인 제주 올레는 제주를 세계로, 세계를 제주와 연결시키는 트레킹 루트가 되고 있다.

축제는 5개 코스에서 이러한 제주도의 아름다움을 모두 보고 만지고 느낄 수 있는 길로 안내하며, 목가적인 풍경과 낮은 돌담, 그리고 에메랄드빛으로 물든 바다 풍경을 걷는 이의 영혼에 발을 담글 것이다.

제주 올레는 지난 2007년 9월 첫 코스를 개장한 이래 현재까지 21개 코스 343km의 길이 열렸으며, 현재까지도 꾸준히 제주도 전역을 걸어서 여행할 수 있는 길이 열리고 있다.

현재까지 진행된 길은 바다와 오름(작은 산이나 언덕처럼 보이는 휴화산의 일종), 검은 현무암으로 쌓은 돌담, 사시사철 푸르른 들, 길가에 만발한 들꽃, 주황색 과실이 주렁주렁 달린 귤나무 밭 등 제주도의 빼어난 풍광을 자랑한다.

오는 11월 9일부터 13일까지 열리는 ‘2010 제주올레 걷기축제’는 이러한 제주도의 작고 아름다운 풍경까지 마음속에 담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개최되는 행사로 올해 처음 열린다. 그간 제주도를 수차례 다녀왔다 하더라도 이번 걷기 축제에서는 제주도의 아름다움과 자연스럽고 생기넘치는 제주도를 새롭게 기억하게 될 것이다.

 

축제기간 : 2010.11.9~13(5일간)

축제장소 : 제주올레 1~5코스(총 92km)

식전행사 : 2010. 11. 8 오후 4시 표선민속촌

접수마감 : 2010. 10. 24

  

1코스 - 시흥~광치기 올레, 15km(4~5시간 소요), 난이도 중

제주올레에서 가장 먼저 열린 길이다. 오름과 바다가 이어지는 ‘오름-바다’가 1코스의 특징. 예쁜 시흥초등학교에서 출발해 사시사철 푸른 들을 지나 말미오름과 알오름에 오르면 성상 일출봉과 우도, 그리고 조각보를 펼쳐 놓은 듯한 들판과 바다를 한 눈에 볼 수 있다.

 

2코스 - 광치기~온평 올레, 17.2km(5~6시간 소요), 난이도 중

성산리 광치기 해변에서 출발해 고성, 대수산봉, 혼인지를 지나 온평리 바닷가까지 이어지는 구간으로 물빛 고운 바닷길부터 잔잔한 저수지를 낀 들길, 그리고 호젓한 산길까지 색다른 매력의 길들을 품고 있다.

 

3코스 - 온평~표선 올레, 22km(6~7시간 소요), 난이도 상

장장 14km에 걸친 중산간 길의 고즈넉함을 만끽할 수 있는 구간이다. 나지막하지만 전망이 탁 트인 ‘통오름’과 ‘독자봉’을 내려와 중산간 길을 지나면 제주에서만 접할 수 있는 물빛 바다와 풀빛 초(草)장이 푸르게 어우러진 바다목장 길이 열린다.

 

4코스 - 표선~남원 올레, 23km(4~5시간 소요), 난이도 상

절반은 아름다운 해안 올레, 절반은 오름과 중산간 올레다. 가마리 해녀올레는 제주 해녀들의 삶을 여실히 보여주며, 특히 ‘가는개’로 가는 숲길은 제주올레에 의해 35년 만에 복원되었다. 토산리 망오름과 거슨새미는 중산간의 특별한 풍광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다.

 

5코스 - 남원~쇠소깍 올레, 15km(4~5시간 소요), 난이도 중

일출봉이 아스라이 보이는 남원포구에서 시작해 대한민국에서 가장 아름다운 해안 산책로로 꼽히는 큰엉 경승지 산책길을 지나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쇠소깍까지 이어지는 길이다.

 

각 코스는 모두 화살표와 리본, 그리고 간세가 여행자들을 이끈다. 간세는 제주올레의 상징인 조랑말의 이름으로 제주의 초원을 꼬닥꼬닥(느릿느릿) 걸어가는 간세처럼 놀멍, 쉬멍 천천히 가며 제주올레를 제대로 즐기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머리는 진행 방향을, 몸은 현재 진행하는 코스와 앞으로 남은 거리를 표시한다. 또한 길바닥, 돌담, 그리고 전신주 등에 아주 조그맣고 앙증맞게 그려진 화살표와 나뭇가지에 두 가닥으로 묶여진 리본은 각각 파란색은 시작에서 종점으로, 주황색은 종점에서 시작점으로 오는 역방향을 표시한다.

간세와 함께 그리고 앙증맞은 화살표와 바람에 흩날리는 리본과 함께 길을 걷노라면 제주의 또 다른 아름다움을 걷게 될 것이다. 산길부터 들길, 좁은 돌담길을 걸으며 이 가을 제주도의 아름답고 싱그러운 햇살을 있는 힘껏 즐겨보고 싶다면 지금 당장 떠나보자.

 

글|성두흔 기자

취재협조|제주올레 걷기축제 운영위원회(www.ollewaking.co.kr, ☏ 064-762-21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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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아오는 떨림, 다가오는 사랑이 있는 곳
그림일기 펜션

 

적당히 불어주는 시원한 바람과 멀리 보고 많이 간직하라고 청명한 시야를 확보해주는 깨끗한 공기, 그리고 어디에 시선을 두더라도 어느 하나 밋밋하게 다가오지 않는 형형색색의 단풍. 이 모두가 가을 속에서 한창 배어나오고 있다.
이러한 가을에 단 두 글자로 이뤄진 ‘여행’이란 단어가 사람마다 참으로 많은 의미와 느낌으로 가슴에 와닿아 새겨진다. 이번 가을은 어디에서 어떻게 놀아볼까. 그리고 누구와 함께 이 가을을 만끽하러 떠나볼까. 조용히 아랫배 저 깊숙한 곳에서 누군가 물음표를 던진다. 그에 대한 답을 이곳 태안 그림일기 펜션에서 찾아봄이 어떨까.

 

충청남도 태안은 펜션만 무려 2천 곳이 넘을 정도로 우리나라에서 인기 관광지 중 한 곳이다. 물론 가을에는 단풍을 곱게 차려입고 물빛 머금은 단풍빛이 숲을 이루며 어김없이 관광객의 발길을 사로잡는 곳이다. 여기에 이곳 그림일기 펜션은 태안의 고운 단풍빛과 함께 저녁에 북쪽 하늘 어딘가에 있어야 할 아름다운 오로라 빛을 침실 속으로 들여다 놓았다.

오로라빛은 바로 루메네스. 방안 침대와 각종 소품은 조명이 있을 때는 디자인이 예쁜 안락한 공간으로, 조명을 끄게 되면 마술같은 공간으로 변한다. ‘루메네스’란 빛을 흡수하였다가 조명을 끄게 되면 자체발광을 하게 되는데 여기에 향균, 멸균, 원적외선 발산, 탈취 효과도 있다는 사실. 이 루메네스가 이곳 펜션의 각 객실에서 저마다의 특징으로 꾸며져 태안에서의 낮과 밤을 그리고 펜션에서의 낮과 밤을 달리해 여행의 또 다른 재미를 선사한다.
펜션지기는 특이한 것을 찾아 헤맨 끝에 이 루메네스로 각 객실마다 아기자기하게 꾸며놓았다고 한다. 때문에 루메네스 사용의 대표적인 예로 인터넷에 등장할 정도다.

 

객실은 에메랄드 빛의 예쁜 고양이 그림이 있는 가토, 여행의 기분을 마음껏 느낄 수 있는 트레블, 우아하고 매력적인 낭만이 있는 그라지아, 당신을 위해 단 한 번의 고백이 있는 프러포즈, 그리고 천사의 품에 안긴 듯한 기분의 엔젤 등 총 9곳이다. 각 방은 그 방의 이름에 걸맞은 분위기와 벽지, 그리고 루메네스가 꾸며져 있다.

펜션 인근에는 가을에 걸맞은 숲과 관광지가 발길을 이끈다. 허브를 가꾸고 향기를 전달하는 농원이라는 뜻의 팜 카밀레 허브농원, 조선시대부터 자라기 시작했다는 토종 붉은 소나무 안면송이 국내에서 유일하게 집단 자생하고 있는 자연휴양림, 그리고 별주부전 토끼가 간을 내놓아 말리고, 자라가 토끼에게 속은 부족함을 깨닫고 용왕을 향해 죽었다는 토끼바위 등 말 그대로 가을동화가 펜션 주변에 그려진다. 

어디에서 이 가을의 정취를 만끽할지 고민하고 있다면 주저말고 태안 그림일기 펜션으로 향해 그곳에서의 낭만을 즐겨봄이 어떨까.

 

 

 

 

 

 

 

 

 

 

 

 

 

 

 

 

 

 

 

 

 

 

 

찾아오시는 길>>
충남 태안군 남면 양잠리 1230-33 www.pensiondiary.com ☏ 041-675-5857

글/성두흔 기자

 

 

 

두 바퀴 위에서 보는 시속 20km의 세상

상주 자전거 박물관

 

세발자전거로 시작해 어릴 때부터 유용한 이동수단이 되었던 자전거. 안장 위에서 폐달을 밟으며 바라보는 거리는 걸을 때, 그리고 차를 탈 때와는 또 다른 모습으로 와닿는다. 걷는 것보다는 빨라 좋고 앞만 보고 달리지 않아도 돼 차를 탈 때보다 더 많은 세상을 볼 수 있어 좋은 자전거. 이제는 이동수단을 넘어 옷과 함께 패션으로, 차와 같은 애마로 군림하며 집 밖의 세상을 함께한다. 두 바퀴 위의 세상을 보여주는 자전거의 세계, 그 중심에 있는 경북 상주 자전거 박물관으로 떠나보자.


>>자전거의 도시 상주
경북 상주시는 자전거 제1의 도시라고 불릴 만큼 많은 시민들이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는 도시다. 특히 학생 2만여 명 중 70%가 등하굣길에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을 정도. 또한 자전거 보유대수가 2005년 기준으로 인구 당 0.6대로 가구당 평균 2대 정도를 보유하고 있을 만큼 자전거타기가 생활화 된 곳이다.

자전거에 대한 애정은 상주 시정에서도 잘 나타난다. 상주시는 1993년 정부가 자전거 이용 활성화 정책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 때를 기점으로 다른 지역보다 역사적, 지리적, 교통적, 환경적 측면에서 비교우위에 있던 자전거 문화를 적극 도입하기 시작했다. 이후 지속적으로 자전거 전용도로 확충과 보도턱 낮추기, 자전거보관대 설치, 자전거 관련 행사 개최 등 타지자체보다 앞선 행정을 펼치며 시민들의 자전거이용 활성화에 적극적으로 뒷받침 하고 있다.

상주시의 자전거에 대한 애정은 오는 2013년까지 5년간 추진하고 있는 ‘자전거나라’에서 꽃핀다. 이곳은 2천여㎡ 부지에 바이크파크, 자전거 투어로드, 숙박시설, 먹을거리 체험장 등 두 바퀴로 어디든 갈 수 있고 다양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이름 그대로 자전거를 위한 곳으로 시는 지속적으로 이 같은 자전거를 테마로 하는 자연친화적인 휴양, 레저, 체험의 복합단지를 시민들 그리고 상주 여행객들에게 선사할 준비를 하고 있다.


>> 상주의 얼굴 ‘자전거 박물관’
상주에는 우리나라 최초로 지어진 자전거 박물관이 있다. 경북 상주시 남장동 452㎡ 부지에 1층으로 지어진 자전거 박물관은 말 그대로 자전거의 모든 것을 한 곳에 모아놓은 ‘자전거 천국’으로 불린다. 옛 남장 분교가 폐교된 후 리모델링해 지어진 이곳은 자전거 두 바퀴 모양을 하고 있어 한눈에 자전거 박물관이라는 것을 알아차리게 한다.

주변의 아늑한 분위기에 친근한 이미지로 눈길을 끄는 상주 자전거 박물관은 작은 바퀴 모양의 박물관 내부는 자판기와 소파, 책장 등 작은 휴게실로 꾸며져 있으며, 큰 바퀴 모양의 박물관 내부는 각종 자전거 전시실로 구성돼 있다.

작고 아담하게 지어진 박물관 내부로 들어서면 굴러갈 지 의구심부터 드는 자전거부터 8명이 함께 타는 점보자전거, 샤워를 위해 물이 나오도록 고안된 샤워 자전거, 원숭이 자전거 등 이색 자전거(29점)를 전시하고 있다. 또한 1813년 독일의 K. 드라이스가 목마에 바퀴를 부착한 후 이륜차를 개조해 만든 드라이지네 자전거부터 후륜 구동의 맥밀런 자전거 등 초기 자전거(5점)부터 MTB, BMX 자전거 등 산악용과 경주용 자전거, 자동변속 자전거 등 최신식 자전거까지 자전거가 지나온 바퀴자국을 더듬어 볼 수 있게 전시하고 있다. 

 

 

 

 

 

  일명 빈폴 자전거로 통하는 ‘오디너리(제일 왼쪽)’와 이와 유사한 형태의 자전거들.

 ‘오디너리’는 1870년대 프랑스의 제임스 스탈리 와 윌리엄 힐만이 발명한 자전거로 큰 앞바퀴와 작은 뒷바퀴가 특징이다.

당시 이 자전거는 실용적인 면보다는 재미 위주의 자전거였다고 한다.

 

 

 

 1. 2002년 월드컵 개최를 기념해 만들어진 자전거
2. 오디너리 자전거의 안장이 높아 불안정함을 개선해 1870년대 만들어진 콘벤트리형 삼륜 자전거

 

 

박물관은 자전거 전시실 외에도 관광객들이 직접 만져보고 올라 타 사진도 찍어볼 수 있는 체험시설과 자전거의 구조를 알게 해주는 자전거 부품 전시, 자전거 바로타기, 자전거와 건강을 알려주는 홍보관 등 자전거와 관련된 모든 자료를 꼼꼼하게 정리하고 있다.

다양하고 이색적인 자전거를 보노라면 한번쯤 폐달을 밟아보고 싶은 욕망이 일기 마련. 박물관은 보는 재미와 함께 타는 즐거움을 주기 위해 무료로 자전거를 대여하고 있다. 깊어가는 가을, 걷거나 차를 타거나 하는 일반 여행과는 달리 이번 가을 여행은 자전거 박물관 앞 광장에서 친구, 그리고 연인과 함께 두 바퀴 위의 세상을 보는 색다른 재미를 느끼며 깨끗한 가을 하늘 아래 상주가 주는 시속 20km의 즐거운 가을 선물을 담아 보자.   

 

글|성두흔 기자
취재협조|상주 자전거 박물관(054-534-4973), 프리그래퍼(blog.daum.net/wingli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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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클레이아크 김해미술관

September 26. 2010

 

따사로운 햇살에 조용히 가을이 무르익는 곳.

역사와 문화가 살아숨쉬는 김해에서 가을을 본다.(추후 내용 추가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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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당산 붉은 단풍 병풍삼아…

할로우 힐 펜션

 

 

 

 

 

 

 

 

 

 

 

 

책장에 꽂힌 책들을 정리하다 발 옆에 떨어진 메마른 낙엽 하나. 언제 끼워두웠는지 참 이쁘게도 말라있다. 부서질까 조심조심 손으로 꾹 눌러 집어든 낙엽에 ‘언제였을까’하는 궁금증은 머릿속에서 가을 여행을 떠난다.

가을, 낙엽 하나로도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낭만과 풍요로움 그리고 애틋함이 서린 계절. 사진에 담긴 가을의 아름다운 붉은 빛이 머릿속에서부터 바래기 시작할 때에도 가슴속에서의 가을은 여전히 단풍이 절정이다. 풍경은 사진이 아닌 눈으로 담아간다는 말은 가을 단풍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단풍이 눈으로 담기에 그만이라면 그 단풍을 배경삼아 하루를 보내보면 어떨까. 백두대간 맥을 이어 웅장함의 절정을 이루고 있는 강원도 평창군. 그리고 그 속에서 빨간 지붕 얹어 단풍잎처럼 다소곳이 자리잡은 할로우 힐 펜션에서 2010년의 가을을 느껴보자.

이곳은 예로부터 봉황새 이외의 새는 접근할 수 없다고 해 이름 붙여진 높이 60m의 봉황대 절벽과 가을빛 더 발하게 만드는 금당계곡을 사이에 두고 자리잡고 있다. 펜션 뒤로 높이 치솟은 절벽에 붉은 융단을 덮은 것처럼 단풍절벽이 절정을 이루는 곳. 이로인해 백두대간의 단풍을 보기 위해 등산객들의 발길이 좀처럼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산속에 위치한 만큼 그 내부 역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다소곳함을 내보인다. 케이크와 우유를 좋아하는 브라우니 요정처럼 객실이 아이보리색과 흰색으로 꾸며진 브라우니 객실, 숲과 나무에 동화되어 산다는 드라이어드 요정처럼 주변 경관을 즐기기에 그만인 드라이어드 객실, 작은 키에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묘사되는 엘프 요정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엘프 객실, 여행자들의 길을 잃게 만들고 녹색 옷을 좋아하는 픽시 요정처럼 자연과 함께 동화되어 있는 픽시 객실, 그리고 바람의 정령으로 알려진 에이리얼 요정처럼 가을 산들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에이리얼 객실까지 총 다섯 요정들이 이곳 할로우 힐 펜션에 보금자리를 펴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보살피고 있다.

 

객실의 특징 못지 않게 주변 경관 역시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차 있다. 펜션 옆 금당계곡과 흥정계곡에서 반짝이는 물빛 사이로 떠내려 오는 단풍에 시선을 빼앗기기 십상. 또한 인근 허브나라 공원, 이효석 문학관, 대관령 삼양목장 등 자연과 함께 동화되어 감성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지척이다.

하늘에서부터 붉은 빛이 내비치는 듯 온 산이 붉게 물들어가는 그 중심에 위치한 할로우 힐 펜션, 깊어가는 가을에 백두대간 그 중심에 들어가 가을이 무엇인지 눈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보고자 한다면 조용히 할로우 힐 펜션의 문을 두드려보자.

 

찾아오시는 길>>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재산2리 1642-14

www.hollowhill.co.kr

☏ 033-333-0829

 

한 상 떡 부러지는 전라도 상차림을 받아보는 곳

지실숯불갈비

 

 

 

 

 

 

 

 

전라도 여행은 언제나 맛과 멋을 담아올 수 있기에 충분한 길이 된다. 아무리 깊은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고 해도 전라도, 그중 담양은 사시사철 푸르름을 간직한 곳이다. 또한 이 푸르름만큼이나 변하지 않는 것이 바로 전라도의 특색있는 상차림과 맛이다. 온 산이 붉게 물들어 가는 지금, 푸른 맛과 멋을 담는 전라도 담양으로 한 상 가득한 상차림을 받아보는 것을 어떨까.

 

전라도의 음식은 언제나 한 상 차림이 특색이다. 입추의 여지도 없다는 말은 전라도 밥상 위에서 그 말이 실감난다. 상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관심 밖이다. 수저를 내려놓는 일도 식사가 끝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즉 떡 부러지게 차려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전라도가 아닐까.

 

여기에 밥공기가 대나무로 된 전라도 담양의 죽통밥이면 금상첨화. 어른 팔뚝보다 더 굵은 대나무 속에 갖가지 곡식들이 쌀알과 버무려져 꾹꾹 눌러 담긴 죽통밥은 타 지역에서 아무리 담양의 대나무로 따라하더라도 이곳의 향과 풍류를 담은 맛에 비기지 못한다.

이러한 전라도 음식의 대표적인 특징을 고스란히 밥상 위로 올려놓아 멋을 즐기는 이들에게 맛을 선물하는 곳이 있다. 바로 소쇄원과 가사문학관 사이에 위치한 ‘지실숯불갈비’. 이곳의 맛의 특징은 전라도 음식의 특징에 대한민국 어머니의 정성을 곁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담양을 거쳐가는 관광객에게 소쇄원의 대나무 숲 관광 다음으로 필수 관광지로 인식되고 있을 만큼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사방이 대나무의 소리와 향기로 가득한 곳에서 대나무만큼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곳. 특히 전라도 관광에 있어 소쇄원과 가사문학관, 그리고 무등산도립공원을 거치는 시간이 점심 전후가 많은 이유가 바로 이곳 담양 죽통밥의 향기에 이끌려서가 아닐까.

지실숯불갈비는 전국의 많은 관광객들에게 전라도 담양의 대표 음식으로 인사를 한다. 이곳에서 대통밥만큼 사랑받고 있는 음식이 바로 떡갈비. 대통밥의 향기에 취해 대나무 속 밥알을 한참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시선을 돌리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만큼의 크나큰 유혹의 떡갈비 향이 코를 자극한다. 왜 칸막이가 없는지 그때서야 후회를 하며 대통밥과 함께 떡갈비를 시키고선 식사 후 신발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나온 배를 부여잡고 남은 전라도 여행길에 오르는 관광객이 있을 정도.

 

어느덧 붉게 물든 단풍을 찾아 산으로 산으로 향하는 계절이다. 붉은 낙엽 하나 고이 간직하기 위해 예쁜 단풍 찾아 금수강산 찾아떠나는 지금. 언제나 변하지 않는 맛과 멋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조용히 다가오고 있는 전라도 담양의 지실숯불갈비.

이번 가을은 형형색색 붉게 물드는 가을산과 청명한 가을하늘아래 떡갈비의 향과 구수한 대통밥으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보자.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지곡리 297-1 지실숯불갈비

061-381-6744

 

만산홍엽(滿山紅葉) 가로질러 기(氣) 찬 곳으로…

영천 한약 축제

10월 1일~5일

경북 영천시 완산동, 도동 일원

 

 

콧등으로 올라와 속눈썹을 간질이는 바람이 어느새 청명한 하늘빛 뽐내는 가을이다.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넘쳐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풍족해 지는 계절. 걸음마다 정갈하게 입은 옷깃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가을바람에 몸속을 어루만지는 듯한 한약 냄새가 발하는 곳으로 마음에서부터 시동 걸고 영천을 향해 내달려보자.

 

 

 

 

 

 

 

 

 

 

 

 

 

 

 

북쪽으로 태백산맥에서부터 이어지는 봉우리 중 하나인 보현산과 옆으로 팔공산, 운주산의 지맥 속에서 움트고 있는 영천은 남쪽으로는 금박산, 구룡산, 사룡산을 안고 있어 대구와 비슷한 분지 지형을 이루고 있다. 또한 그 중심으로 금호강과 그 지류가 흘러 비옥한 평야를 형성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리적인 특성은 영천이 예로부터 영남 사람들이 각 지역으로 가기 위한 교통의 중심지로 발전해 왔으며, 특히 대구의 약령시로 향하기 위해 약초꾼들이 소백산과 태백산에서 생산되는 약재를 비롯해 경주와 군위, 의성의 약초와 안동, 봉화, 영주의 약초를 가지고 영천으로 모이기 시작하면서 약초꾼들과 함께 약초를 구하기 위한 사람들로 발길이 잦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전국의 약재가 모이기 시작하면서 영천 북쪽의 보현산에서 채취한 진귀한 약초는 옛날부터 조선 왕실에 진상했다고 하며, 남쪽의 ‘약을 캔다’는 뜻의 채약산의 약초는 신라 왕실에 올렸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유래로 ‘아무리 구하기 힘든 한약재도 영천에 오면 구할 수 있다’는 속설이 퍼질 정도로 영천은 지금까지 한약재 집산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2000년엔 약재상이 집결한 완산동 일대가 ‘한약정보화 시범마을’로 선정돼 인터넷을 통해 전국 소비자에게 양질의 한약재를 손쉽게 구매하도록 돕고 있다. 영천시는 이 같은 한방 관련 인프라와 역사를 바탕으로 2003년 제1회 영천 한약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해 올해 8회째를 맞이했다.

보통 볼거리가 가득한 축제와는 달리 영천 한약축제는 말 그대로 걸음걸음마다 각종 진귀한 약재부터 평소 보아왔던 약재들까지 전국의 약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건강함을 선물하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에는 도소매에 국한된 한방유통시장에서 대구경북 한방산업진흥원, 경북 보건환경연구원 등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한방 관련 체험형 축제로 변화하면서 한방물류 중심에서 한방을 이용한 관광문화 사업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다. 특히 ‘중풍치료라면 영천’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중풍치료와 관련된 한방진료기관이 40여 곳에 이르는 등 각지에서 중풍치료차 환자들이 영천을 많이 찾고 해를 거듭할수록 축제의 내실이 다져지고 있다.

5일간 진행되는 올해 축제는 다양한 공연과 함께 한약재 이름맞추기, 약첩싸기, 황기묶기 경연 등 참여 프로그램과 함께 사상체질 진단과 수지침, 봉침, 약초천연염색 등 다양한 체험이 준비돼 있다. 또한 약초동산, 한방테마길, 약초 전시 홍보관이 마련된다. 이외 안마기, 족욕기 등 한방기기 체험과 아토피와 각종 민간요법 소개 등 한방 관련 정보를 한 걸음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한방음식 시식코너에서는 한약재로 만든 각종 음식을 시식하고 배울 수도 있다.

보통 축제에서 정신없이 즐기다 보면 기력이 빠지는 것은 다반사. 하지만 영천 한방 축제에서 만큼은 즐기면 즐길수록 기력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에 걸음걸음 힘찬 발걸음이 될 것이다. 오곡이 무르익는 10월,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기찬 축제의 장소 영천으로 향해보자.

글|성두흔 기자

영천한약축제추진위원회

http://herb.yc.go.kr

☏ 054-330-6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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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30 계획

 

글|성두흔 기자

 

 

냄비 뚜껑에 연필을 대고 스케치북 위에 둥그런 원을 하나 그린다. 원 가운데에 연필을 찍고 원둘레를 향해 자를 대고 정성껏 여러 갈래의 줄을 긋는다. 그리곤 8시 기상 후 체조 및 세면, 9시 아침밥, 10시부터 12시까지 공부, 그리고 점심밥 한 시간 후 또 공부….(아마도 저녁 9시까지 공부와 휴식의 반복이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그 후 공부는 공부대로 휴식은 휴식대로 분류별로 나누어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눈에 잘 띄게 크레파스로 색칠을 한 후 방문에 떡 하니 붙인다.

어릴 적 지키지도 못할 계획표지만 하루 24시간을 나누며 공부와 휴식, 그리고 또 공부라는 계획을 정하며 마음만은 편안했던 방학 생활 계획표. 계획표를 그리며 흐뭇했던 기억이 남아서일까 불현듯 대학교에 입학할 즈음 인생 계획을 그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든 적이 있다. 그래서 30년은 공부하고 다음 30년은 공부를 바탕으로 일을 해 돈을 벌며, 마지막 30년은 번 돈으로 노후를 즐길 것이라는 일명 나만의 30 계획을 만들었다.


이러한 계획이 초등학교 방학숙제로 한 생활계획표 그리기보다 간단해서일까 아니면 획기적인 아이디어라 생각해서였을까 가끔 멍하니 달력을 볼 때면 이 계획이 머릿속 어딘가에 박혀있다 튀어나오곤 해 가끔 나의 인생 좌우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대학 생활 초기 생각한 이 계획이 졸업을 할 즈음 불현듯 ‘나는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보다는 공부를 몇 년 더해야 30 계획에 어긋나지 않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억지로 이 계획을 지키려고 하기보다는 나빠진 경제 상황과 취업을 아직 못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타협안이 30 계획에 힘을 싣지는 않았는지. 물론 서른 살이 되기 전 취업도 하고 돈도 벌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아직은 돈에 목숨을 걸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공무원 공부와 토익 공부 등 지갑보다는 볼펜을 잡는 날이 더 많았다.

 

그러다 맞이한 29세 어느 날 저녁.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혀 있는 교재를 방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빨간 노끈으로 책을 묶고 분리수거 장소로 몇 차례 왕복으로 책꽂이를 텅 비웠다. 허전함에 각 방에 흩어진 가족 앨범, 읽지는 않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버지께서 사다 놓으신 생활 속 동의보감 7권 등 집안 곳곳에 잡학다식을 도와 줄 여러 가지 책들을 책꽂이에 올려놓았다. 마지막으로 정전 때를 대비해 사놓은 어른 종아리만한 양초 두 개를 올려놓으니 예전만큼 방이 꽉 찬다.

‘공부라는 것에 이제 미련을 가질 때가 아니다. 머릿속으로 들어올 것은 이제 책이 아니라 사회에 있을 것이다. 이제 서른 살이다. 노래방에서 서른 즈음에를 부르는 날도 이제 그만이구나. 이제 일을 시작하자’


이때 불현듯 드는 생각이 바로 30 계획이었다. 뜻하지 않게 세운 계획에 나 자신도 모르게 맞춰가고 있는 듯했다.

아무튼 이때부터 공부보다는 통장을 불리는 일에 더 집중했다. 아니 지식을 공유한 책들이 없어서 일수도, 당장 상사에게 깨지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급하게 와 닿아서 일수도…. 그렇게 수년간 통장에 숫자를 차곡차곡 찍어나가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학창시절 보았던 어른들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출근하고 가끔 저녁에 얼큰하게 취해 귀가하고 모처럼의 휴일에는 지쳐 쓰러져 자다 가족들의 성화에 출근보다 더 힘든 외출을 하게 되는 그러한 어른으로…, 이제 취미는 급여 통장에 찍힌 금액의 숫자를 줄이는 일밖에 없는 듯했다.

 

어느 날 모처럼 차를 몰고 야외로 나가 아이웰빙(eye wellbing:좋은 것을 본다는 뜻의 신조어)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저녁 먹을거리를 사러 대형마트에 들렀다. 새로 생긴 마트여서 그런지 이리저리 구경할 것이 많았다. 그중 세련된 인테리어로 입점한 서점이 눈에 띄었다. 새빨간 간판과 그 밑에서 정신없이 바코드를 읽고 있는 푸른 색 옷을 입은 점원, 그리고 그 앞에 빈틈없이 채워진 책들. 물건을 고르듯 카트를 몰고 습관처럼 서점으로 향했다. 이후 이책 저책을 마구잡이로 빼어 첫 장부터 끝 장까지 한 번에 주우욱 넘기며 손때만 묻히기를 여러 번.

 

지식, 지성인이란 대학생의 입에서만 담는 언어며 실제는 돈과 권력이 모든 것을 이기고 정당화 시키는 힘을 가진 것이라 생각했다. 이것의 바탕이 30 계획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서류종이가 아닌 책을 만지고 있노라니 지식과 지성은 학교 밖에서도 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교복 속에 있던 마음이 생겨났다. 그리고 무턱대고 외국어 서적 한 권을 카트에 담고 계산을 해버렸다. 그리고 집에 와 제일 먼저 한 일이 장식장에 꽂힌 것들을 치우고 책을 꽂아 책꽂이로 변신시킨 일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펜을 잡는 일뿐이었다. 외국어.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그래서 수많은 과목 중 왜 배워야 하는지도 이해도 암기도 안 되었던 영어, 하지만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영어책을 내손으로 집어다 놓은 것이다.

 

고민이다. 서른 살 이후 지식이 머릿속으로 들어갈 틈이 있을까. 30 계획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TOEFL이라는 알파벳 다섯 개가 자꾸만 아른거린다. 시험을 칠 생각도 영어단어를 다시 아침 저녁으로 외울 자신도 없다. 그래도 자꾸만 무언가 새로운 것을 눈으로 읽고 머릿속에 넣고 싶어진다. 30 계획을 바꿔야 할까.
그때 이후 책장에는 여러 권의 소설책과 교양서적이 자리 잡았고 수년 간 단 한번 불을 밝힌 양초가 자취를 감췄다. 그래서 다시 만든 계획이 바로 90 계획이다. 죽을 때까지 지식을 쌓고 돈을 벌고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는 것을. 지금은 초등학교 문예반에서 시작한 글쓰기가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출판사에서 글을 쓴다.

 

인생은 나누는 것이 아닌 하루 하루를 잇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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