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당산 붉은 단풍 병풍삼아…

할로우 힐 펜션

 

 

 

 

 

 

 

 

 

 

 

 

책장에 꽂힌 책들을 정리하다 발 옆에 떨어진 메마른 낙엽 하나. 언제 끼워두웠는지 참 이쁘게도 말라있다. 부서질까 조심조심 손으로 꾹 눌러 집어든 낙엽에 ‘언제였을까’하는 궁금증은 머릿속에서 가을 여행을 떠난다.

가을, 낙엽 하나로도 가슴 뭉클하게 만드는 낭만과 풍요로움 그리고 애틋함이 서린 계절. 사진에 담긴 가을의 아름다운 붉은 빛이 머릿속에서부터 바래기 시작할 때에도 가슴속에서의 가을은 여전히 단풍이 절정이다. 풍경은 사진이 아닌 눈으로 담아간다는 말은 가을 단풍을 두고 하는 말이 아닐까.

 

단풍이 눈으로 담기에 그만이라면 그 단풍을 배경삼아 하루를 보내보면 어떨까. 백두대간 맥을 이어 웅장함의 절정을 이루고 있는 강원도 평창군. 그리고 그 속에서 빨간 지붕 얹어 단풍잎처럼 다소곳이 자리잡은 할로우 힐 펜션에서 2010년의 가을을 느껴보자.

이곳은 예로부터 봉황새 이외의 새는 접근할 수 없다고 해 이름 붙여진 높이 60m의 봉황대 절벽과 가을빛 더 발하게 만드는 금당계곡을 사이에 두고 자리잡고 있다. 펜션 뒤로 높이 치솟은 절벽에 붉은 융단을 덮은 것처럼 단풍절벽이 절정을 이루는 곳. 이로인해 백두대간의 단풍을 보기 위해 등산객들의 발길이 좀처럼 끊이지 않는 곳이다.

 

산속에 위치한 만큼 그 내부 역시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다소곳함을 내보인다. 케이크와 우유를 좋아하는 브라우니 요정처럼 객실이 아이보리색과 흰색으로 꾸며진 브라우니 객실, 숲과 나무에 동화되어 산다는 드라이어드 요정처럼 주변 경관을 즐기기에 그만인 드라이어드 객실, 작은 키에 아름다움의 대명사로 묘사되는 엘프 요정처럼 아기자기하게 꾸며진 엘프 객실, 여행자들의 길을 잃게 만들고 녹색 옷을 좋아하는 픽시 요정처럼 자연과 함께 동화되어 있는 픽시 객실, 그리고 바람의 정령으로 알려진 에이리얼 요정처럼 가을 산들바람이 솔솔 불어오는 에이리얼 객실까지 총 다섯 요정들이 이곳 할로우 힐 펜션에 보금자리를 펴고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보살피고 있다.

 

객실의 특징 못지 않게 주변 경관 역시 볼거리, 즐길거리가 가득차 있다. 펜션 옆 금당계곡과 흥정계곡에서 반짝이는 물빛 사이로 떠내려 오는 단풍에 시선을 빼앗기기 십상. 또한 인근 허브나라 공원, 이효석 문학관, 대관령 삼양목장 등 자연과 함께 동화되어 감성을 즐길 수 있는 곳이 지척이다.

하늘에서부터 붉은 빛이 내비치는 듯 온 산이 붉게 물들어가는 그 중심에 위치한 할로우 힐 펜션, 깊어가는 가을에 백두대간 그 중심에 들어가 가을이 무엇인지 눈으로 그리고 마음으로 보고자 한다면 조용히 할로우 힐 펜션의 문을 두드려보자.

 

찾아오시는 길>>

강원도 평창군 용평면 재산2리 1642-14

www.hollowhill.co.kr

☏ 033-333-0829

 

한 상 떡 부러지는 전라도 상차림을 받아보는 곳

지실숯불갈비

 

 

 

 

 

 

 

 

전라도 여행은 언제나 맛과 멋을 담아올 수 있기에 충분한 길이 된다. 아무리 깊은 가을로 접어들고 있다고 해도 전라도, 그중 담양은 사시사철 푸르름을 간직한 곳이다. 또한 이 푸르름만큼이나 변하지 않는 것이 바로 전라도의 특색있는 상차림과 맛이다. 온 산이 붉게 물들어 가는 지금, 푸른 맛과 멋을 담는 전라도 담양으로 한 상 가득한 상차림을 받아보는 것을 어떨까.

 

전라도의 음식은 언제나 한 상 차림이 특색이다. 입추의 여지도 없다는 말은 전라도 밥상 위에서 그 말이 실감난다. 상이 어떻게 생겼는지는 관심 밖이다. 수저를 내려놓는 일도 식사가 끝나지 않고는 불가능하다. 즉 떡 부러지게 차려진다는 말을 실감할 수 있는 곳이 바로 전라도가 아닐까.

 

여기에 밥공기가 대나무로 된 전라도 담양의 죽통밥이면 금상첨화. 어른 팔뚝보다 더 굵은 대나무 속에 갖가지 곡식들이 쌀알과 버무려져 꾹꾹 눌러 담긴 죽통밥은 타 지역에서 아무리 담양의 대나무로 따라하더라도 이곳의 향과 풍류를 담은 맛에 비기지 못한다.

이러한 전라도 음식의 대표적인 특징을 고스란히 밥상 위로 올려놓아 멋을 즐기는 이들에게 맛을 선물하는 곳이 있다. 바로 소쇄원과 가사문학관 사이에 위치한 ‘지실숯불갈비’. 이곳의 맛의 특징은 전라도 음식의 특징에 대한민국 어머니의 정성을 곁들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담양을 거쳐가는 관광객에게 소쇄원의 대나무 숲 관광 다음으로 필수 관광지로 인식되고 있을 만큼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사방이 대나무의 소리와 향기로 가득한 곳에서 대나무만큼 사람들의 발길을 이끄는 곳. 특히 전라도 관광에 있어 소쇄원과 가사문학관, 그리고 무등산도립공원을 거치는 시간이 점심 전후가 많은 이유가 바로 이곳 담양 죽통밥의 향기에 이끌려서가 아닐까.

지실숯불갈비는 전국의 많은 관광객들에게 전라도 담양의 대표 음식으로 인사를 한다. 이곳에서 대통밥만큼 사랑받고 있는 음식이 바로 떡갈비. 대통밥의 향기에 취해 대나무 속 밥알을 한참 들여다 보고 있노라면 어디선가 시선을 돌리지 않고는 배기지 못할 만큼의 크나큰 유혹의 떡갈비 향이 코를 자극한다. 왜 칸막이가 없는지 그때서야 후회를 하며 대통밥과 함께 떡갈비를 시키고선 식사 후 신발이 보이지 않을 만큼 나온 배를 부여잡고 남은 전라도 여행길에 오르는 관광객이 있을 정도.

 

어느덧 붉게 물든 단풍을 찾아 산으로 산으로 향하는 계절이다. 붉은 낙엽 하나 고이 간직하기 위해 예쁜 단풍 찾아 금수강산 찾아떠나는 지금. 언제나 변하지 않는 맛과 멋으로 세상 사람들에게 조용히 다가오고 있는 전라도 담양의 지실숯불갈비.

이번 가을은 형형색색 붉게 물드는 가을산과 청명한 가을하늘아래 떡갈비의 향과 구수한 대통밥으로 가을의 정취를 만끽해보자.

 

전라남도 담양군 남면 지곡리 297-1 지실숯불갈비

061-381-6744

 

만산홍엽(滿山紅葉) 가로질러 기(氣) 찬 곳으로…

영천 한약 축제

10월 1일~5일

경북 영천시 완산동, 도동 일원

 

 

콧등으로 올라와 속눈썹을 간질이는 바람이 어느새 청명한 하늘빛 뽐내는 가을이다. 볼거리와 먹을거리가 넘쳐나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풍족해 지는 계절. 걸음마다 정갈하게 입은 옷깃 사이로 비집고 들어오는 가을바람에 몸속을 어루만지는 듯한 한약 냄새가 발하는 곳으로 마음에서부터 시동 걸고 영천을 향해 내달려보자.

 

 

 

 

 

 

 

 

 

 

 

 

 

 

 

북쪽으로 태백산맥에서부터 이어지는 봉우리 중 하나인 보현산과 옆으로 팔공산, 운주산의 지맥 속에서 움트고 있는 영천은 남쪽으로는 금박산, 구룡산, 사룡산을 안고 있어 대구와 비슷한 분지 지형을 이루고 있다. 또한 그 중심으로 금호강과 그 지류가 흘러 비옥한 평야를 형성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이러한 지리적인 특성은 영천이 예로부터 영남 사람들이 각 지역으로 가기 위한 교통의 중심지로 발전해 왔으며, 특히 대구의 약령시로 향하기 위해 약초꾼들이 소백산과 태백산에서 생산되는 약재를 비롯해 경주와 군위, 의성의 약초와 안동, 봉화, 영주의 약초를 가지고 영천으로 모이기 시작하면서 약초꾼들과 함께 약초를 구하기 위한 사람들로 발길이 잦았던 곳이기도 하다.

이로 인해 전국의 약재가 모이기 시작하면서 영천 북쪽의 보현산에서 채취한 진귀한 약초는 옛날부터 조선 왕실에 진상했다고 하며, 남쪽의 ‘약을 캔다’는 뜻의 채약산의 약초는 신라 왕실에 올렸다고 전해진다. 이 같은 유래로 ‘아무리 구하기 힘든 한약재도 영천에 오면 구할 수 있다’는 속설이 퍼질 정도로 영천은 지금까지 한약재 집산지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2000년엔 약재상이 집결한 완산동 일대가 ‘한약정보화 시범마을’로 선정돼 인터넷을 통해 전국 소비자에게 양질의 한약재를 손쉽게 구매하도록 돕고 있다. 영천시는 이 같은 한방 관련 인프라와 역사를 바탕으로 2003년 제1회 영천 한약축제를 개최하기 시작해 올해 8회째를 맞이했다.

보통 볼거리가 가득한 축제와는 달리 영천 한약축제는 말 그대로 걸음걸음마다 각종 진귀한 약재부터 평소 보아왔던 약재들까지 전국의 약재들과 함께 즐길 수 있어 관광객들에게 건강함을 선물하는 축제로 거듭나고 있다.

최근에는 도소매에 국한된 한방유통시장에서 대구경북 한방산업진흥원, 경북 보건환경연구원 등 탄탄한 인프라를 바탕으로 한 한방 관련 체험형 축제로 변화하면서 한방물류 중심에서 한방을 이용한 관광문화 사업으로 변화 발전하고 있다. 특히 ‘중풍치료라면 영천’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중풍치료와 관련된 한방진료기관이 40여 곳에 이르는 등 각지에서 중풍치료차 환자들이 영천을 많이 찾고 해를 거듭할수록 축제의 내실이 다져지고 있다.

5일간 진행되는 올해 축제는 다양한 공연과 함께 한약재 이름맞추기, 약첩싸기, 황기묶기 경연 등 참여 프로그램과 함께 사상체질 진단과 수지침, 봉침, 약초천연염색 등 다양한 체험이 준비돼 있다. 또한 약초동산, 한방테마길, 약초 전시 홍보관이 마련된다. 이외 안마기, 족욕기 등 한방기기 체험과 아토피와 각종 민간요법 소개 등 한방 관련 정보를 한 걸음에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한 한방음식 시식코너에서는 한약재로 만든 각종 음식을 시식하고 배울 수도 있다.

보통 축제에서 정신없이 즐기다 보면 기력이 빠지는 것은 다반사. 하지만 영천 한방 축제에서 만큼은 즐기면 즐길수록 기력을 보충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기에 걸음걸음 힘찬 발걸음이 될 것이다. 오곡이 무르익는 10월, 발끝에서 머리끝까지 기찬 축제의 장소 영천으로 향해보자.

글|성두흔 기자

영천한약축제추진위원회

http://herb.yc.go.kr

☏ 054-330-60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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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그러진 30 계획

 

글|성두흔 기자

 

 

냄비 뚜껑에 연필을 대고 스케치북 위에 둥그런 원을 하나 그린다. 원 가운데에 연필을 찍고 원둘레를 향해 자를 대고 정성껏 여러 갈래의 줄을 긋는다. 그리곤 8시 기상 후 체조 및 세면, 9시 아침밥, 10시부터 12시까지 공부, 그리고 점심밥 한 시간 후 또 공부….(아마도 저녁 9시까지 공부와 휴식의 반복이었던 것으로 어렴풋이 기억이 난다.) 그 후 공부는 공부대로 휴식은 휴식대로 분류별로 나누어 계획에 차질이 생기지 않도록 눈에 잘 띄게 크레파스로 색칠을 한 후 방문에 떡 하니 붙인다.

어릴 적 지키지도 못할 계획표지만 하루 24시간을 나누며 공부와 휴식, 그리고 또 공부라는 계획을 정하며 마음만은 편안했던 방학 생활 계획표. 계획표를 그리며 흐뭇했던 기억이 남아서일까 불현듯 대학교에 입학할 즈음 인생 계획을 그려야 한다는 압박감이 든 적이 있다. 그래서 30년은 공부하고 다음 30년은 공부를 바탕으로 일을 해 돈을 벌며, 마지막 30년은 번 돈으로 노후를 즐길 것이라는 일명 나만의 30 계획을 만들었다.


이러한 계획이 초등학교 방학숙제로 한 생활계획표 그리기보다 간단해서일까 아니면 획기적인 아이디어라 생각해서였을까 가끔 멍하니 달력을 볼 때면 이 계획이 머릿속 어딘가에 박혀있다 튀어나오곤 해 가끔 나의 인생 좌우명이 아닐까 하는 생각마저 들기도 했다.

대학 생활 초기 생각한 이 계획이 졸업을 할 즈음 불현듯 ‘나는 취업 전선에 뛰어들기 보다는 공부를 몇 년 더해야 30 계획에 어긋나지 않겠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억지로 이 계획을 지키려고 하기보다는 나빠진 경제 상황과 취업을 아직 못하고 있다는 현실적인 타협안이 30 계획에 힘을 싣지는 않았는지. 물론 서른 살이 되기 전 취업도 하고 돈도 벌었다. 하지만 그때마다 아직은 돈에 목숨을 걸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공무원 공부와 토익 공부 등 지갑보다는 볼펜을 잡는 날이 더 많았다.

 

그러다 맞이한 29세 어느 날 저녁. 책꽂이에 가지런히 꽂혀 있는 교재를 방바닥에 내려놓았다. 그리고 빨간 노끈으로 책을 묶고 분리수거 장소로 몇 차례 왕복으로 책꽂이를 텅 비웠다. 허전함에 각 방에 흩어진 가족 앨범, 읽지는 않지만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아버지께서 사다 놓으신 생활 속 동의보감 7권 등 집안 곳곳에 잡학다식을 도와 줄 여러 가지 책들을 책꽂이에 올려놓았다. 마지막으로 정전 때를 대비해 사놓은 어른 종아리만한 양초 두 개를 올려놓으니 예전만큼 방이 꽉 찬다.

‘공부라는 것에 이제 미련을 가질 때가 아니다. 머릿속으로 들어올 것은 이제 책이 아니라 사회에 있을 것이다. 이제 서른 살이다. 노래방에서 서른 즈음에를 부르는 날도 이제 그만이구나. 이제 일을 시작하자’


이때 불현듯 드는 생각이 바로 30 계획이었다. 뜻하지 않게 세운 계획에 나 자신도 모르게 맞춰가고 있는 듯했다.

아무튼 이때부터 공부보다는 통장을 불리는 일에 더 집중했다. 아니 지식을 공유한 책들이 없어서 일수도, 당장 상사에게 깨지지 않기 위해 해야 할 일이 더 급하게 와 닿아서 일수도…. 그렇게 수년간 통장에 숫자를 차곡차곡 찍어나가며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서 학창시절 보았던 어른들의 모습을 닮아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침에 출근하고 가끔 저녁에 얼큰하게 취해 귀가하고 모처럼의 휴일에는 지쳐 쓰러져 자다 가족들의 성화에 출근보다 더 힘든 외출을 하게 되는 그러한 어른으로…, 이제 취미는 급여 통장에 찍힌 금액의 숫자를 줄이는 일밖에 없는 듯했다.

 

어느 날 모처럼 차를 몰고 야외로 나가 아이웰빙(eye wellbing:좋은 것을 본다는 뜻의 신조어)을 하고 돌아오는 길에 저녁 먹을거리를 사러 대형마트에 들렀다. 새로 생긴 마트여서 그런지 이리저리 구경할 것이 많았다. 그중 세련된 인테리어로 입점한 서점이 눈에 띄었다. 새빨간 간판과 그 밑에서 정신없이 바코드를 읽고 있는 푸른 색 옷을 입은 점원, 그리고 그 앞에 빈틈없이 채워진 책들. 물건을 고르듯 카트를 몰고 습관처럼 서점으로 향했다. 이후 이책 저책을 마구잡이로 빼어 첫 장부터 끝 장까지 한 번에 주우욱 넘기며 손때만 묻히기를 여러 번.

 

지식, 지성인이란 대학생의 입에서만 담는 언어며 실제는 돈과 권력이 모든 것을 이기고 정당화 시키는 힘을 가진 것이라 생각했다. 이것의 바탕이 30 계획이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서류종이가 아닌 책을 만지고 있노라니 지식과 지성은 학교 밖에서도 통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교복 속에 있던 마음이 생겨났다. 그리고 무턱대고 외국어 서적 한 권을 카트에 담고 계산을 해버렸다. 그리고 집에 와 제일 먼저 한 일이 장식장에 꽂힌 것들을 치우고 책을 꽂아 책꽂이로 변신시킨 일이었다. 이제 남은 것은 펜을 잡는 일뿐이었다. 외국어. 아무리 해도 안 되는, 그래서 수많은 과목 중 왜 배워야 하는지도 이해도 암기도 안 되었던 영어, 하지만 누가 강요하지도 않았는데 영어책을 내손으로 집어다 놓은 것이다.

 

고민이다. 서른 살 이후 지식이 머릿속으로 들어갈 틈이 있을까. 30 계획이 일그러지기 시작한다. TOEFL이라는 알파벳 다섯 개가 자꾸만 아른거린다. 시험을 칠 생각도 영어단어를 다시 아침 저녁으로 외울 자신도 없다. 그래도 자꾸만 무언가 새로운 것을 눈으로 읽고 머릿속에 넣고 싶어진다. 30 계획을 바꿔야 할까.
그때 이후 책장에는 여러 권의 소설책과 교양서적이 자리 잡았고 수년 간 단 한번 불을 밝힌 양초가 자취를 감췄다. 그래서 다시 만든 계획이 바로 90 계획이다. 죽을 때까지 지식을 쌓고 돈을 벌고 노후를 즐길 수 있는 일을 하면 된다는 것을. 지금은 초등학교 문예반에서 시작한 글쓰기가 국어국문학과를 거쳐 출판사에서 글을 쓴다.

 

인생은 나누는 것이 아닌 하루 하루를 잇는 것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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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날 베란다에서 놀때는 이렇게

 

 

 

 

 

 

 

 베란다에서 물을 틀고 30여분 동안 혼자 논 다윤이.

화분에 물도 주고 손도 씻고 다윤이 다칠까봐 꺼내놓은 식탁도 씻고..

한참 후 옷이 젖어 다른 옷 입혀달라고 할 때까지 계속해서 화분은 물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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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캐리어를 산 이후 처음으로 자전거 2대를 경주까지 업고 갔다. 처음이라 조금 불안하기는 했지만 올 때는 걱정없이 왔다.

음... 튼튼하게 매달려 있어 경주에서 재미나게 자전거를 탈 수 있게 해줘 참 좋았다. (왠지 일기쓰는 듯한..)

암튼 차에 훈민정음과 독도 지킴이 표어를 붙인 후 울산을 벗어난 첫 여행..

어찌보면 지저분 한 것 같지만 나로선 국문과 자부심과 한국인의 자존심. 그리고 여행의 즐거움을 즐기게 해주는 내 코란도가 좋다...

언제까지 탈 수 있을지는 모르니만 애기가 생기기 전까지는 타고 다녀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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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압지, 경주의 밤을 빛낸다 

 

 

안압지에 두번째 방문. 처음 낮에 갔을 때와는 완전 다른 분위기를 보인다. 야경 출사지 1순위로 꼽힐 만큼 유명한 곳이다. 예전 한 책에서 출사 포인트를 본 기억이 나는데 막상 사람이 많고 사람의 물결에 쓸려 다니다보니 정작 찍는 시간을 많이 못 가졌다.

옆에 경주 연꽃 축제로 인해 사람이 더 많았던 날.

선조들은 당시 이러한 야경을 즐기지는 못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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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해의 자연과 계절을 담은
해변촌

 

 

 

 

 

 

 

 

 

 

 

 

 

 

 

 

 

 

 

 

 

 

 

가을 햇살에 비춰지는 서해는 맛과 풍요의 향이 발걸음마다 넘쳐나는 곳이다. 고향의 분위기와 정감 넘치는 곳, 풍요로움에 젖어가는 낙엽만큼 입맛을 달콤하게 적셔줄 무언가를 찾아 헤매고 있다면 서해 변산반도에 위치한 <해변촌>으로 발길을 옮겨보자.


가을 음식하면 제일먼저 떠오르는 것이 바로 전어다. 노릇노릇 구워진 전어를 정갈하게 담아놓고 그 뱃속을 헤집어 아직 열기가 가시지 않은 살 한 점을 젓가락으로 집어 입속에 넣노라면 이 맛이 가을의 맛이라는 것을 온몸 전체로 느낀다. 회로도 구이로도 뼈째 썰어 된장과 고추, 마늘을 곁들여 상추쌈을 싸 먹는 맛, 가을은 전어가 있어 눈과 입이 즐거운 계절이 된다.

 

남해 변산반도에 위치한 해변촌은 계절마다 제철 음식을 내놓아 식도락가들에게는 사시사철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유명하다. 철따라 맛따라 봄에는 쭈꾸미와 돌판구이가, 여름에는 갑오징어 요리와 살이 꽉 찬 꽃게탕, 가을엔 가을전어가 기다리고 있다. 그리고 겨울에는 생굴밥과 감칠맛 나는 옛날 묵은지에 雪숭어회와 덮밥이 해물만두와 전골과 함께 준비된다.

 

철따라 한 상 가득 내놓는 음식 외에도 이곳에서는 바지락죽, 백합죽, 백합짐, 막쓰러회무침 등을 연중 즐길 수 있다. 특히 막 썰어 이름 붙여진 막쓰러회와 묵은김치는 가을철 심심해진 입맛을 돋우는데 그만이다.

 

뼈를 제거하고 갖은 양념에 자연석 돌판 위에 노릇하게 구워서 나오는 갑오징어 돌판구이, 밥과 함께 같이 볶아서 먹어 매콤하고 새콤함을 혀 위로 선사하는 쭈꾸미 회무침 그리고 뼈를 발라 깻잎과 함께 가을향을 느낄 수 있는 전어회 무침 등을 선사한다.

변산반도 인근에 위치한 지리적인 특성상 바로 앞바다에서 나오는 해물을 주재료로 하기에 신선함은 논할 여지가 없다. 또한 각 지역의 특징과 분점장의 특성에 맞게 운영 방법과 실내 인테리어의 아늑한 분위기는 변산반도 해변촌에 있는 듯한 느낌마저 든다.

 

또한 갑오징어 뼈를 구하는 이들도 많이 찾는 곳으로 유명하다. 수산물 시장에서도 구하기 힘든 뼈를 이곳에서 구할 수 있어 이를 문의하는 이들도 상당수다.

9월의 녹음이 붉게 물들어 가는 지금, 산속의 아늑함과 바다의 경치를 분위기가 더해져 해변촌에서의 입맛은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부족함 없이 채워주기에 충분할 듯하다.
항상 처음 시작하는 마음가짐으로 자신의 혼을 다해 장인정신을 바탕으로 적정한 이윤을 얻고 사회에 봉사하는 마음으로 음식을 조리하는 곳. 흘러간 노래에 청사초롱불 켜놓고 오시는 손님, 고향집 손님 맞이하듯 계절따라 색다른 맛을 선사하는 곳, 해변촌에서 낙엽이 물들어 가는 가을의 정취를 맘껏 즐겨보자.
 

찾아오시는 길 >> 전북 부안군 변산면 격포리 3014-16 www.gyeokpo.co.kr ☏ 063- 581-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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